'설계비만 28억' 광화문광장 밑그림 어떻게 달라질까

입력 2019-02-03 08:00  

'설계비만 28억' 광화문광장 밑그림 어떻게 달라질까
이달 설계 계약·착수…이순신상은 존치·세종대왕상은 이전 '무게'
정부청사 뒤 우회로는 그대로…주차장 공원화는 변경 가능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새로운 광화문광장이 이달부터 본격적인 설계에 들어간다.
이순신상 존치 문제부터 정부서울청사 부지 포함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하지만 광장 면적을 3배 이상 넓히고, 차로를 줄이는 큰 틀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새로운 광화문광장은 설계비만 28억원에 달한다. 전체 공사비는 1천4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광화문 복합역사 신설 비용은 빠진 금액이다.
광화문광장의 밑그림은 작년 4월 관계부처 협의로 나온 재구조화 기본계획에 바탕을 둔다.
광장 면적은 현재의 3.7배(1만9천㎡→6만9천㎡)로 넓히고, 경복궁 전면에 '역사광장'과 바로 아래 '시민광장'을 조성하는 게 골자다. 세종문화회관 앞을 지나는 6차로는 광장으로 모두 편입된다. 이에 따라 교보생명빌딩 앞을 지나는 4차로만 남는다.
최근 공모에서 당선된 설계안은 여기에 서울시청까지 지하 350m에 걸쳐 1만㎡ 규모의 휴식·문화 공간을 조성하는 안을 추가했다.
이순신상과 세종대왕상을 이전하는 방안도 제안했지만, 현실화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순신상은 이전에 대한 반발 여론이 거센 데다 서울시도 시민의 의견에 따르겠다며 존치에 무게를 둔 상태다. 다만 세종대왕상은 10년 전 설치 당시부터 논란이 있는 만큼 이전을 검토하겠다는 게 서울시의 입장이다.
문제는 정부서울청사다.
청사를 관리하는 행정안전부는 설계안대로 할 경우 청사 건물만 남아 제 기능을 할 수 없게 된다며 반발한다.

현 설계안에 따르면 정부서울청사 어린이집, 방문안내실, 청사경비대는 도로 확장으로 인해 철거나 이전이 불가피하다. 역사광장과 시민광장 사이를 가로지르는 우회로가 청사 뒤쪽의 새문안로 5길로 이어지면서 청사 주변 기존 2차선이 6차선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서울지방경찰청 앞 새문안로3길로 우회도로를 내는 방안도 있지만, 이 경우 도로 확장을 위해 인접한 민간 건물 전체를 철거해야 한다. 당장 보상비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기존 사거리 신호체계를 차단해야 하고, 자하문로로 올라가는 차량의 접근 역시 어려워진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 상태에서 우회도로 변경은 어렵다"며 "작년 4월 기본계획 당시부터 큰 틀에서 이미 관계부처와 합의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청사 주차장의 공원화는 설계자의 제안인 만큼 관리 주체인 행안부가 반대하면 고집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설계 당선작은 청사 전면 주차장에 공원을 조성하는 방안을 제안했는데 이는 공모 공고에서 설계자가 자유롭게 제안하는 '계획 범위' 안에 속해 있다. 세부 설계과정에서 언제든 변경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또 다른 현안은 광화문광장 남쪽에 있는 세월호 천막 이전 문제다.
세월호 가족협의회와 시민단체 등이 관리해온 이 천막은 2014년 7월부터 광화문광장을 점유하고 있다. 광장이 공사에 들어가게 되면 현 상태로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세월호 가족협의회 측과 향후 운영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달 공모 당선자와 설계 계약을 체결해 올해 안에 설계 작업을 마무리한 뒤 내년 초부터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완공 목표 시점은 2021년 5월이다.
okk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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