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더스] 빗장 풀린 '바이오 복제약', 27조 시장 열린다

입력 2019-02-02 10:30  

[마이더스] 빗장 풀린 '바이오 복제약', 27조 시장 열린다




세계 '바이오 복제약'(시밀러) 시장이 급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준비 태세가 단단한 만큼, 새로운 수출동력으로 떠오른 'K바이오'가 더 높이 비상하리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설리반에 따르면 올해 바이오 복제약 시장 규모는 지난해(160억5천만 달러)보다 약 50% 커진 240억8천800만 달러(약 27조1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2015년(26억7천300만 달러)과 비교하면 10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신약 50종 특허 만료… 복제약 300종 쏟아질 듯
'바이오 신약'(오리지널)은 화학합성약품과 달리 세포, 조직, 호르몬 등 생물에서 유래한 물질을 이용해 유전자 재결합, 세포배양 등 분자생물학적 기법으로 개발하는 의약품이다. 바이오 신약의 효과를 모방한 바이오 복제약은 상대적으로 개발비와 시간이 적게 들어 단가가 저렴하다. 다만 신약의 특허가 만료돼야만 상품화가 가능하다.
올해 바이오 복제약 시장의 초호황 전망은 바이오 신약 50종의 특허 만료가 가장 큰 근거다. 역대 가장 많은 숫자다. 이에 따라 연내 출시될 바이오 복제약은 적게 잡아도 300종에 달한다.
연매출 1조 원이 넘는 '블록버스터 신약'이 상당수 포함됐다는 점도 기대를 높인다. 허셉틴(유방암), 아르제라(백혈병), 포스테오(골다공증), 레베미르(지속형 인슐린), 오렌시아(관절염), 아바스틴(대장암) 등이 대표적이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진출도 청신호가 켜졌다. 그동안 국내 제약사들은 상대적으로 시장 진입이 덜 까다로운 유럽 공략에 주력해 왔다. 그렇지만 지난해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의료비 부담을 줄이고자 바이오 신약 대신 바이오 복제약을 권장한 이후 문턱이 낮아지는 분위기다.
연매출이 7조5천억 원에 달하는 아바스틴은 당장 7월에 미국 특허가 만료된다. 국내 셀트리온은 아바스틴 복제약의 임상 3상을 미국에서 진행 중이고, 삼성바이오에피스도 글로벌 임상이 마무리 단계다. 경쟁 상대는 미국 제약사 앨러간과 화이자로, 각각 연내 복제약을 출시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연 9조 원의 매출을 올리는 레미케이드(관절염, 척추염 등)의 복제약 '램시마'를 비롯해 허셉틴의 복제약 '허쥬마', 리툭산의 복제약 '트룩시마' 등을 유럽과 미국에 출시했거나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연매출 20조 원의 휴미라(자가면역질환)의 복제약 '임랄디'를 최근 유럽에 출시했고 미국 판매도 임박했다. 최근 허셉틴의 복제약 '온트루잔트'도 FDA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화학합성약품에 집중하던 국내 제약사들도 바이오 복제약 경쟁에 뛰어들었다. 네스프(빈혈)의 1호 복제약 '네스벨'을 개발한 종근당은 올해 일본에 진출할 예정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허셉틴의 복제약 'DMB-3111'의 임상 3상을 앞두고 있다.

◇새로운 수출동력 'K바이오'
K바이오의 위상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바이오 약품의 수출증가율은 연평균 30%에 달해 다른 수출산업을 압도하고 있다. 지난해 수출액은 약 1조5천억 원이고, 화학약품까지 합치면 4조2천억 원을 웃돈다.
화학약품의 기술력은 글로벌 제약사들에 비해 열세로 평가되는 데 반해, 바이오약품의 경쟁력은 대등하고 일부 분야는 한발 앞선 것으로 여겨진다. 이는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일찌감치 공격적 투자를 단행한 결과다.
연산 19만L의 생산력을 갖춘 셀트리온은 36만 리터(국내 12만, 해외 24만)를 확충해 세계 1위로 올라설 계획이다. 세계 최대인 연산 36만L의 생산시설을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도 4공장 증설을 저울질하고 있다.
기존 제약사들의 신기술과 신약은 K바이오의 또 다른 축이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7월부터 올 1월까지 연달아 세 건의 치료제 후보물질 제조기술을 2조5천400억 원에 수출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한미약품이 개발한 지속형 호중구감소증의 바이오 신약 '롤론티스'의 FDA 허가는 올해 떨어질 전망이다. GC녹십자는 선천성 면역결핍증과 면역성 혈소판 감소 치료에 쓰이는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의 미국 진출을 앞뒀고, SK바이오팜은 뇌전증(간질) 신약 '세노바메이트'가 FDA 심사 중이다. JW생명과학은 올 상반기 비유럽 국가로는 처음으로 유럽 18개국에 종합영양수액(TPN) 수출을 개시한다.
김영대 기자 Lonaf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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