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버지니아주지사, 35년전 '인종차별' 졸업사진 탓에 사퇴압박

입력 2019-02-02 16:06  

美버지니아주지사, 35년전 '인종차별' 졸업사진 탓에 사퇴압박
KKK와 흑인 분장 사진에 발목…"매우 죄송하지만 임기 채울 것"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랠프 노덤 미국 버지니아주지사가 35년 전 대학 졸업앨범에 실렸던 인종차별적 사진이 뒤늦게 공개되면서 사퇴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노덤 주지사는 이날 버지니아주 노퍽의 이스턴 버지니아 의학대학의 1984년 졸업앨범에 실린 사진에 대해 사과했다.
문제의 사진에는 KKK(큐 클럭스 클랜·백인 우월주의 결사단) 복장을 한 사람과 흑인으로 분장한 사람이 나란히 서 있는 파티의 한 장면이 담겼다. 이런 흑인 분장은 19세기 백인 배우가 흑인 노예를 연기할 때 검은 그리스 페인트로 분장했던 데서 유래한 것이다.
노덤 주지사는 자신이 사진 속 인물 중 하나라고 밝혔지만 둘 중 누구인지는 특정하지 않았다.

노덤 주지사는 성명에서 "사진 속 장면을 연출하려고 한 결정에 대해, 그리고 그 결정이 일으킨 상처에 대해 매우 죄송하다"고 밝혔다.
주지사는 또 트위터에 올린 비디오에서 "지난 1년간 주지사로서 더 나은 버지니아를 위해 싸워왔다"며 "남은 임기에도 내내 그 싸움을 이어가도록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은 물론 그가 속한 민주당 내에서도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유감의 뜻은 표명하면서도 남은 임기는 채우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2020년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나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 코리 부커 상원의원, 키어스틴 질리브랜드 상원의원, 줄리안 카스트로 전 주택도시개발부 장관 등은 노덤 주지사에 대해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소아 신경과 의사인 노덤은 2017년 주지사에 취임했다. 참전용사 출신인 노덤은 10여년간 버지니아 주의회의 상원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sisyph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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