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 대선…30대 정치 아웃사이더, 30년 양당 구도 깰까

입력 2019-02-03 07:48  

엘살바도르 대선…30대 정치 아웃사이더, 30년 양당 구도 깰까
군소정당 후보 부켈레 지지율 선두…부패 척결·이민 억제 등 공약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중미 엘살바도르에서 3일(현지시간) 5년 임기의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대선이 실시된다.
이번 대선을 통해 엘살바도르에서 30년간 계속된 좌우 양당 중심의 정치 지형에 변화가 일지 주목된다.
현지 여론조사 기관들이 지난달 발표한 결과를 보면 제3당인 우파 국민통합대연맹(GANA)의 후보인 나이브 부켈레(37)가 42∼57%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렸다.
우파 민족공화연맹(ARENA) 소속 카를로스 카예하 후보와 외교부 장관을 지낸 뒤 좌파 집권당 파라분도 마르티 민족해방전선(FMLN) 후보로 나선 우고 마르티네스가 각각 2위와 3위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1위와 2위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20% 안팎에 달했다.
엘살바도르에서 좌익 게릴라단체의 후신인 FMLN과 ARENA 외의 군소정당 후보가 대선 지지율 선두를 차지한 것은 1989년 이후 처음이다.
엘살바도르에서는 ARENA가 20년간 정권을 잡은 뒤 2009년 이후 FMLN이 10년간 집권했다.
아버지의 도움으로 18세 때 홍보대행사를 설립한 전력이 있는 기업인 출신인 부켈레는 대선 전까지 기성 정치권으로부터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아웃사이더'였다.
하지만 그는 기성 정치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산살바도르 시장 재직 시절 운동장, 도서관, 공원, 시장 등 사회간접자본시설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로 대중적 인기를 얻으며 착실하게 대권을 향한 꿈을 키웠다.
부켈레는 부패 척결을 위한 엘살바도르 반면책 위원회(Cicies) 설립, 사회 인프라 개선을 통한 이민 억제, 경제 활성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호세 시메온 카나스 중앙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지만 중도에 포기했던 부켈레는 2012년 FMLN 소속으로 정치에 입문, 소도시인 누에보 쿠스카틀란 시장으로 당선된 후 3년 뒤 수도 산 살바도르의 시장이 됐다. 그는 그러나 당을 분열시키고 여성 당원에게 사과를 던져 모욕했다는 이유로 2017년 10월 제명당했다.
대선 출마를 위해 우파 성향의 GANA와 손을 잡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중도 좌파 성향으로 분류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잘 활용해 기성 정치권의 부패 등에 실망한 젊은층을 상대로 자신의 정책을 홍보하고 소통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만연한 갱단의 폭력과 세계 최고 수준의 살인율, 침체한 경제, 부패가 이번 대선 당락을 가르는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부켈레가 양당 구도를 깨고 당선되더라도 소속 정당인 GANA가 의회 내에서 군소정당이라 주요 정책의 입법 작업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살바도르 산체스 세렌 대통령은 연임 금지 조항 탓에 출마하지 않았다. 유권자는 530만명이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다음 달 10일 1, 2위 후보를 놓고 결선투표가 치러진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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