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스리랑카 정부가 고속도로 건설을 위해 중국에서 1조1천억원 상당의 자금을 추가로 유치하는 방안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3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스리랑카 재무부의 M.R. 하산 대변인은 전날 기자들을 만나 수도 콜롬보와 휴양도시 칸디를 잇는 고속도로 건설 프로젝트가 승인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중국에서 10억 달러(약 1조1천억원) 상당의 차관을 받으려 한다며 이자율 등 세부조건이 확정되길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스리랑카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합류해 항만, 도로, 발전소 등을 건설하다가 이미 빚더미에 오른 상태다.
스리랑카는 올해에만 59억 달러(6조6천억원) 상당의 외채를 상환해야 한다.
현지 금융업계 관계자는 스리랑카가 2019∼2022년 사이 갚아야 할 외채가 209억 달러(약 23조3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스리랑카의 보유 외환은 마히트리팔라 시리세나 스리랑카 대통령이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를 갑작스레 해임하면서 심각한 국정혼란이 빚어졌던 작년 말 한때 69억 달러(7조7천억원)까지 줄었다.
일각에선 금융위기 우려가 제기된다. 스리랑카 정부는 이와 관련해 인도와 중국으로부터 저리 차관을 유치하려 노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스리랑카는 중국으로부터 차관을 도입해 2010년 인도양 해상무역로와 인접한 함반토타 지역에 항구를 건설했으나, 상업적 이용이 저조해 적자가 쌓이자 2017년 지분 대부분을 중국 국영항만기업에 매각하고 99년간 항구 운영권을 이전하기도 했다.
2015년 취임한 시리세나 대통령은 전 정권이 중국 자금을 무분별하게 유치해 '빚의 덫'에 걸렸다고 비판했지만,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에 다시 손을 벌리고 있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