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정부 "학생들 속았다…즉시 석방해야"…美 당국 "모두가 범죄자" 반박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미국 정부가 불법 이민자와 허위 비자 알선조직을 적발하기 위해 가짜대학을 만들어 논란을 빚고 있다.
학생 신분으로 허위 비자를 받아 미국에 체류하려는 외국인을 단속하기 위해 만든 이 가짜대학에 인도인 129명이 입학절차를 밟았다가 체포되자, 인도 정부가 외교채널을 통해 공식 항의하는 소동까지 빚어졌다.
3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외무부는 전날 성명을 통해 미국 당국이 자국민 129명을 체포한 데 대해 항의하고 즉시 석방과 신변안전 보장을 촉구했다.
성명은 "체포된 학생들은 사기를 당한 경우"라며 "우리는 이들의 안위를 우려하고 있다. 영사 조력을 위한 접촉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말 미 국토안보부에 체포된 이들 인도인은 최근 미국 내 '파밍턴 대학'에 학생으로 입학절차를 거친 사람들로 알려졌다.
광고만 보면 '파밍턴 대학'은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있는 멀쩡한 대학이다.
웹사이트에는 캠퍼스 전경과 수업을 받는 학생들의 사진이 올라와 있고, 학사 일정과 함께 학사와 석사 과정을 구분한 수업료 안내도 나와 있다.
그러나 최근 공개된 법원 문서에 따르면 이 대학은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이 불법 이민 알선조직을 적발하기 위해 지난 2015년에 만든 일종의 '함정'이다.
캠퍼스 주소는 디트로이트 외곽에 있는 비즈니스 파크 사무실이다.
미국 당국은 학생으로 신분을 위장해 미국에 입국하려는 외국인과 이들에게 허위 비자 발급을 알선하는 브로커를 소탕하기 위해 2016년에도 '노던 뉴저지대학'이라는 가짜대학을 만든 바 있다.
사건 담당자인 미 국토안보부의 스티브 프란시스 특별조사관은 성명을 통해 "미국 이민법을 위반한 전국적인 조직을 적발했다. 용의자들은 불법 체류하려는 외국인을 학생 신분으로 위장해 도우려 했지만, 대부분은 학생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성명은 이어 "8명의 모집책은 성적표 등 가짜 학생 기록을 이용해 이민 서류를 만들어 당국을 속이려 했다"며 "사기에 연루된 모든 사람은 그 대학에 강사가 없으며 수업도 안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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