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체제 때 폐지됐다가 1989년 부활…사흘간 연휴

(서울=연합뉴스) 정성조 기자 = 남쪽과 마찬가지로 북한 주민들도 분주히 설날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설 명절을 맞으며 수도 평양과 각지의 급양봉사기지들에서 민족의 향취가 한껏 넘치는 특색있는 봉사준비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남측에서도 이름이 알려진 평양의 옥류관에서는 "설 명절을 맞는 인민들에게 우리 민족의 고유한 향기가 넘치는 고기쟁반국수와 평양냉면을 비롯한 민족음식들을 봉사하게 된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또 다른 식당인 청류관에서는 "평양냉면, 쟁반국수와 전골, 신선로, 떡국, 녹두지짐을 비롯한 여러 가지 민족 음식들을 봉사하기 위한 준비를 갖추었다"고 전했다.
설날이면 대부분 '떡국'부터 떠올리는 남측의 음식 문화와는 같은 듯 다른 모습이다.

연합뉴스가 입수한 북한의 2019년 달력을 보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설 당일인 이달 5일(음력 1월 1일)만 공휴일을 의미하는 빨간색으로 표기했다.
그러나 통일부 북한정보포털에 따르면 북한도 2003년부터는 남측과 마찬가지로 설 당일을 포함해 사흘간을 연휴로 지정해 쉬도록 하고 있다.
설 당일 아침에 온 가족이 모여 어른들에게 세배하고, 가족 간 나들이를 즐기는 모습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지난 1일 "설 명절은 우리 인민들이 제일 큰 민속 명절로 쇠곤 했다"며 "설 명절날 아침 자식들이 집안의 가장들께 먼저 설 인사를 드린 다음 온 가족이 모여앉아 가정부인들이 성의껏 마련한 설음식을 맛있게 들고 또 마을의 윗사람들과 친척들, 스승들을 찾아가 설 인사를 드리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설 명절날 가족들과 함께 극장들에서 예술공연 관람을 하거나 식당들에서 요리사들이 만든 갖가지 민족 음식들을 들며 즐기기도 하고 윷놀이, 장기 등 다채로운 민속놀이와 체육경기들을 하면서 설 명절 휴식을 보내곤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에서는 과거 김일성 주석이 음력설을 쇠는 풍습을 봉건 잔재로 규정하면서 자취를 감췄다가 1989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우수한 전통을 계승하자고 강조하면서 부활했다. 2006년부터는 '음력설' 대신 '설 명절'로 바꿔 부르고 있다.
아울러 설 명절에는 연날리기, 팽이치기 같은 민속놀이와 윷놀이, 씨름 등 민속경기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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