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 이후 첫 언론 인터뷰…"언젠가는 고국 돌아갈 것"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직권 남용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고 투옥되기 직전 헝가리로 도주해 망명한 마케도니아의 전 총리가 생명의 위협을 느껴 고국을 떠났다고 주장했다.
4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니콜라 그루에브스키(48) 전 마케도니아 총리는 지난 2일 마케도니아 시텔TV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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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주·망명 이후 처음으로 언론과 공식 인터뷰를 한 그는 "나에 대한 선고가 아무런 법적 근거 없는 '미친 판결'이었지만, 복역을 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누군가가 감방에서 나를 제거하려고 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뒤 마음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우파 성향의 민족주의 정당 국내혁명기구-민족연합민주당(VMRO-DPMNE)을 이끌며 2006년부터 10년간 마케도니아 총리를 지낸 그루에브스키는 2016년 집권당이 주요 야당 인사들을 무차별 도청한 의혹이 폭로되자 사퇴했다.
10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루고 올 초 집권한 중도 좌파 사회민주당 정부는 출범 직후 직권남용, 부패, 선거부정, 도청 등 광범위한 혐의로 그루에브스키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고, 작년 말 그에게 관용 고급 벤츠 차량을 개인적인 용도로 쓰는 등 직권 남용을 저지른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한 바 있다.
그러자 그는 수감을 앞두고 작년 11월 헝가리로 달아났다. 그루에브스키는 민족주의 계열 정당인 피데스를 이끄는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알바니아와 몬테네그로, 세르비아를 거쳐 헝가리로 간 그의 도주 과정에서 헝가리 외교 차량이 동원됐다는 보도가 나오며 헝가리가 그의 도피를 사실상 도왔다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누가 나를 죽이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었는지는 공개할 수 없다"며 "현재 시점에서 이를 증명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언젠가는 마케도니아에 돌아가려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마케도니아 정부는 그루에브스키 전 총리의 도주 직후 그에 대한 국제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헝가리 정부에 그를 즉각 송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최근 마케도니아 특별검찰은 VMRO-DPMNE를 위한 불법 자금 조달 및 불법 당사 건축 혐의로 그를 추가로 기소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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