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예멘 내전 참전국 UAE서 '반전' 메시지 설파

입력 2019-02-05 03:22  

교황, 예멘 내전 참전국 UAE서 '반전' 메시지 설파
"모든 종교 지도자들, 전쟁을 반대하는 데 협력해야"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모든 종교 지도자가 전쟁을 반대하는 데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4일(현지시간) 오후 UAE 아부다비에서 UAE 군주와 고위 정치인, 귀족, 이슬람과 유대교 등 종교 지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미래를 함께 만들든지, 미래가 없이 살든지 양자택일해야 한다"며 이렇게 촉구했다.
이어 "종교가 군사력의 논리에 맞서 서로 손잡지 않으면 인류의 미래는 위험해진다"며 "신은 평화를 좇는 이와 함께 하신다"고 연설했다.
또 예멘, 시리아, 이라크, 리비아에서 벌어지는 무력 충돌을 언급하면서 "어떤 폭력도 종교를 명분으로 정당화할 수 없다"며 "전쟁은 비참함만을 낳고 무기는 죽음만을 낳는다"고 비판했다.
중동의 최대 난제이자 금세기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에 처한 예멘의 내전에 깊숙이 개입한 UAE에서 '반전'이라는 메시지를 부각해 인간성을 말살하는 전쟁을 조속히 끝내야 한다는 점을 주문한 셈이다.
그러면서 "세계의 종교를 대표하는 우리는 인류 박애의 정신을 통해 '전쟁'이라는 단어조차도 조금이라도 허용해선 안 된다"며 "종교가 가식을 버리고 용기와 담대함으로 인류라는 가족이 조화와 희망, 평화로 가는 탄탄한 길을 고양할 수 있도록 더 활발히 힘써야 할 때가 왔다"고 주문했다.


교황은 이 행사를 마치면서 이슬람 수니파 신학의 총본산인 이집트 알아즈하르 사원의 대이맘 셰이크 아흐메드 엘타예브와 '종교적 극단주의를 반대하는 인류 박애'를 골자로 한 공동 성명에 서명했다.
이와 함께 아부다비에 나란히 세워질 이슬람 사원(마스지드 또는 모스크)과 기독교 교회 건물의 초석을 놓는 기념식에도 참석했다.
이슬람을 대표한 셰이크 아흐메드는 "이슬람은 인간의 생명을 귀중히 여기는 평화의 종교다"라면서 "테러리즘과 무장조직이 아무리 종교를 명분 삼아도 그들은 신의 가르침을 공격하는 살인자요 도살자다"라고 연설했다.
이어 "9·11 테러 뒤 서방 언론은 이슬람을 부정적이고 피에 굶주린 종교로 왜곡했고 무슬림을 현재 사회를 위협하는 야만인으로 보이도록 했다"고 비판하면서 테러리즘은 이슬람은 물론 모든 종교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교황이 이슬람 발상지인 아라비아반도를 방문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교황은 이날 오후 환영 행사를 마치고 셰이크 아흐메드와 아부다비의 이슬람 대사원을 함께 찾았다.
UAE는 다른 이슬람권 국가와 비교하면 종교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편이지만, 이슬람이 아닌 타 종교의 예배 의식은 허가된 종교 단지에서만 이뤄져야 하고 무슬림을 대상으로 한 선교, 개종 활동은 엄격히 금지한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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