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들이 웃음 원했다"…'극한직업' 1천만 돌파(종합)

입력 2019-02-06 13:49  

"관객들이 웃음 원했다"…'극한직업' 1천만 돌파(종합)
개봉 15일째 올해 첫 천만 영화 등극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극한직업'이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 영화는 최근 한국영화의 부진을 뚫고 개봉 15일째인 6일 올해 첫 천만 영화가 됐다.



◇ 한국영화 부진 뚫은 가파른 상승세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25분 기준으로 '극한직업'의 누적 관객 수는 1천만3천87명이다. 전날까지는 939만7천163명이 관람했다.
이로써 이 영화는 지난해 8월 천만을 넘은 '신과함께-인과연'에 이어 역대 23번째로 천만 영화 클럽에 가입했다.
'극한직업'의 천만 관객 돌파 속도는 23편의 천만영화 중 '명량', '신과함께-인과 연'에 이어 세 번째로 빠르다.
개봉 10일째인 지난 1일 '국제시장', '변호인', '광해, 왕이 된 남자' 등 다른 천만 영화보다 빠른 속도로 500만 관객을 돌파한 이 영화는 설 연휴 시작인 지난 2일부터는 하루 평균 100만 관객을 불러모았다. 지난 2일 600만, 3일 700만, 4일 800만, 5일 900만 관객을 넘어섰다.



◇ 가벼운 코미디가 흥행 비결
'극한직업'이 단기간에 천만을 돌파한 데는 무엇보다 장르의 특성이 크게 작용했다.
이 영화는 해체 위기의 마약반 형사 5인방이 범죄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위장 창업한 치킨집이 전국 맛집으로 소문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국가부도의 날', '마약왕' 등 지난해부터 잇달아 나온 무게감 있는 한국영화에 지친 국내 관객들이 가벼운 코미디 영화를 찾았다는 것이 영화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기존에 무겁고 사회성 있는 작품을 찾았던 한국 관객들이 가벼운 영화를 선호할만한 시점이 왔을 때 이 영화가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이어 "일단 '극한직업'은 가벼운 웃음을 준다. 이것이 관객의 요구와 맞아 떨어진 것"이라며 "이 밖에 연기자들의 연기도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많이 웃긴 영화라는 것이 천만 돌파의 비결이다. 그동안 관객들이 이런 영화를 많이 기다렸다"며 "'웃기고 싶었다'는 이병헌 감독의 연출 의도와 코미디에 감이 있는 배우들이 만나서 앙상블이 잘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 연휴 전에 이미 500만 명을 돌파해 이미 본 관객들의 입소문도 주효했다"며 "영화가 쉬워서 남녀노소 누가 봐도 공감할 수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고 부연했다.
웃음과 범죄 장르를 맛깔나게 버무린 영화 구성과 제 몫을 해내는 등장인물들에도 충분한 매력이 있다.
대사에 녹아있는 아재 개그의 웃음 타율이 제법 높고 범죄조직을 잡기 위해 치킨집을 창업한다는 설정은 기발하다. 서민들이 가장 즐겨 먹는 치킨을 소재로 삼아 소시민의 애환까지 보듬었다.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등장인물들이 모두 '짠내 나는' 소시민들이라 생업 전선에 있는 사람들이 공감대와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 강력한 경쟁자 없었던 설 극장가…'극한직업'의 독주
'극한직업'이 설 극장가를 장악한 데는 강력한 경쟁자가 없었던 덕분이기도 하다.
'극한직업'보다 일주일 늦게 개봉해 설 극장가를 양분할 것으로 예상했던 '뺑반'은 겨우 100만을 넘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꿈으로 불리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알리타: 배틀 엔젤'은 지난 5일 개봉했지만, 개봉일이 연휴 막바지인 탓에 '극한직업'의 흥행 돌풍을 막지 못했다.
예년 설 연휴와 비교하면 '극한직업'의 독주가 더욱 두드러진다.
할리우드 영화인 '블랙 팬서'와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 '골든슬럼버', '흥부' 등 한국 영화들의 대결이 펼쳐진 지난해 설 연휴에는 '블랙 팬서'가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승리했다. 2017년 설 연휴에는 한국영화 '공조'와 '더 킹'이 쌍끌이 흥행을 했다.
전통적으로 설 연휴에는 한국영화, 특히 코미디가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설 연휴 기간 최고 흥행작은 2009년과 2018년을 제외하고 모두 한국영화였으며 이 중 7편이 코미디였다.


dy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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