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핵갈등 속 프랑스, 핵미사일 발사 훈련 이례적 공개

입력 2019-02-06 05:30  

미·러 핵갈등 속 프랑스, 핵미사일 발사 훈련 이례적 공개
중거리 순항미사일 ASMP-A 핵탄두 제거한 채 실전 타격 훈련
佛 국방부 "우리 핵억지력 높은 신뢰도 보여줘"
국방장관 "유럽안보에 구경꾼 머무를 순 없어"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미국과 러시아의 핵무기 갈등으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프랑스가 공대지 핵미사일 발사 훈련을 한 사실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프랑스 국방부는 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지난 4일 라팔 전폭기 편대를 동원해 핵미사일 발사 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중거리 공대지 순항미사일 형태의 핵무기인 ASMP-A의 핵탄두를 제거한 장치를 탑재한 라팔 전투기들은 오트 마른 지방의 생디지에 기지를 출격, 방공망이 촘촘한 가상의 적진을 침투해 랑드 지방에 있는 표적을 타격했다.
이번 훈련에는 전폭기 편대뿐 아니라 C135 및 A330 공중급유기도 참여했으며 삼엄한 경계 속에 11시간 동안 진행됐다.
프랑스 국방부는 "핵 억지 훈련의 모든 단계를 포함한 훈련으로, 이런 훈련은 오래전에 계획해 정기적으로 실시해오고 있다"면서 "훈련의 성공으로 우리의 핵 억지 시스템의 높은 신뢰성을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프랑스 정부가 핵탄두를 제거한 핵미사일을 발사하는 강도 높은 핵 억지력 훈련 사실을 일반에 공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 배경에는 최근 미국과 러시아 간의 핵 갈등이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미국과 러시아는 1980년대 냉전 종식에 기여한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탈퇴를 최근 잇달아 선언, 국제 안보 질서의 근간인 핵무기 통제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미국이 INF 조약의 이행 중단을 선언하자 러시아가 똑같은 조처를 하겠다고 맞대응하고, 이에 미국이 다시 INF 탈퇴 방침을 러시아에 공식 통보하면서, 양국을 중심으로 국제군축 체제의 핵심으로 기능했던 INF가 사실상 무력화됐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주요국들은 미국과 러시아의 핵 갈등이 냉전 시대로 회귀하는 기류를 크게 우려하며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는 곧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영국을 제외하면 EU의 유일한 핵무기 보유국으로 유럽의 안보 문제에서 가장 크게 목소리를 내고 있다.
프랑스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능력을 갖춘 SSBN급 핵잠수함 4대를 비롯해 총 300기의 핵무기를 보유한 세계 제3위의 핵 강국으로, 핵무기 유지보수에 매년 35억 유로(4조5천억원 상당)의 군비를 투입하고 있다.
프랑스는 보유한 핵무기의 현대화를 위해 2020년까지 유지보수 비용을 매년 50억 유로(6조4천억원 상당)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포르투갈을 방문 중인 플로랑스 파를리 프랑스 국방장관은 이날 포르투갈 국방장관과 회동한 기자회견에서 "우리 유럽인들이 우리 안보의 구경꾼 역할에 머무를 수는 없다"고 말했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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