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정상회담 합의문에 담길 비핵화-상응조치 치열한 '밀당'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6일 북한을 방문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이날 오전 비건 특별대표가 2차 북미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북한과의 실무 협상을 위해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비건 특별대표가 탑승한 비행기가 순안 국제공항에 오전 10시께 도착했으며, 비건 일행은 공식 영접행사를 거쳐 평양으로 이동했다.
앞서 비건 특별대표는 이날 오전 6시50분께 지난 3일 방한 이후 머물던 서울의 한 숙소에서 출발했다.
이어 오전 9시 3분께 비건 특별대표가 탑승한 비행기가 오산 미군기지에서 이륙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서해 직항로를 이용해 북한으로 향했다.
비건 일행이 탑승한 기종은 B737로 여객기 기종인데, 미군이 VIP용으로 개조해 인원 수송에 쓰고 있다고 군 소식통이 전했다.
구체적인 동행자 명단은 파악되지 않은 가운데, 한국 방문에 동행한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 알렉스 웡 국무부 부차관보 등이 동행했을 것으로 보인다.
비건 특별대표는 평양에서 곧 북한 측 카운터파트인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와 북미정상회담 실무협상을 한다.
지난해 1차 북미정상회담 준비 과정을 시작한 이래 양측 차관·차관보급 등 실무 당국자간의 협상이 평양에서 이뤄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비건 특별대표는 김 전 대사와의 실무협상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의 의제인 비핵화 실행조치와 이에 대한 미국의 상응 조치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포함한 영변 핵시설 폐기 및 '플러스알파'(+α)와 그에 대한 미국 측 상응 조치의 조율이 관건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상응 조치로 북미 간 연락사무소 설치와 종전 선언, 평화협정 체결 논의, 대북 투자,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가 거론되는 가운데 북한이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제재 완화 요구와 관련해서도 접점이 도출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가시화하는 상황에 미국 북핵 실무협상을 이끄는 수석대표가 이례적으로 한국을 거쳐 평양을 공개 방문한다는 점에서 물밑 협상에 진전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외교가의 관측도 나온다.
이날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27∼28일 베트남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고 보도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방의회 국정연설을 전후로 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과 장소를 공식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회담 공식 발표와 맞물려 비건 특별대표의 협상도 빠르게 진척될 가능성도 있다.
비건 특별대표의 구체적인 평양 현지 및 귀국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김 전 대사와의 실무협의와 함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비롯한 북한 측 다른 고위급 인사와 회동할지 여부, 하루를 넘어 체류가 이어질지 여부 등에 관심이 쏠린다.
비건 특별대표와 김 전 대사의 만남은 이번이 두 번째다. 양측은 지난달 18일 김영철 부위원장 일행의 방미 당시 워싱턴에서 상견례를 가졌었다.
그의 평양행은 지난해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함께 방북한 이후 3개월여 만이다.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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