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희 감독, 여성 지도자 세미나 신청하고도 불참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북한 여자역도의 대모' 김춘희 감독이 끝내 세계역도 여성 지도자 세미나에 불참했다.
김춘희 감독의 강연을 기대했던 여성 지도자들은 아쉬움을 표했다.
올림픽 소식을 다루는 매체 인사이드 더 게임즈는 6일(한국시간) "김춘희 감독이 역도 여성 지도자 세미나인 '트레인 더 트레이너스'에 참가 신청을 했으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전했다.
세계역도연맹(IWF)은 3∼5일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여성 지도자 세미나를 열었다. 11개국에서 13명의 여성 지도자가 세미나에 참석해 역도 훈련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역도 성 평등에 대해 논의했다.
참가 예정자 중에는 김춘희 북한 여자역도 감독도 있었다. 김춘희 감독은 참가 신청서를 냈고, 승인도 받았다. 아시아 코치 중 유일하게 세미나 승인을 받은 이가 김춘희 감독이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스웨덴에 오지 않았다.
세미나를 준비한 IWF 코치 연구회 부회장 캐롤리나 룬달은 "김춘희 감독의 이력은 정말 화려하다. 그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와 세계선수권 우승자를 키운 감독"이라며 "김춘희 감독에게 세계 최정상급인 북한 역도와 북한 역도의 성 평등 문제를 들고 싶었는데 정말 아쉽다"라고 말했다.
어설라 파판드리아 IWF 여성위원회 위원장도 "역도에서도 여성 지도자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여자역도 지도자를 이 자리에서 만날 수 없어 안타깝다"고 했다.
김춘희 감독은 20년 가까이 북한 여자역도를 이끈 감독이다.
특히 10살이던 림정심을 역도 플랫폼으로 이끌어 올림픽 챔피언(2012년 런던 69㎏급,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75㎏급 금메달)으로 만들었다. 2014년 세계역도선수권대회 여자 69㎏급 우승자 려은희도 김춘희 감독이 발굴했다.
인사이드 더 게임즈는 "김춘희 감독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와 세계선수권 우승자를 모두 배출한 유일한 여성 지도자"라고 소개했다.
IWF는 "역도는 지도자 부문 성 불균형을 해소하지 못한 종목"이라는 문제 의식을 가지고 여성 지도자의 역할 확대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역도 종목에서 북한은 '여성 지도자의 역할이 큰 나라'로 꼽힌다. 하지만 북한 역도의 훈련 방법 등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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