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무대 베트남, 北과 오랜 인연…우여곡절에도 명맥 유지

입력 2019-02-06 14:09   수정 2019-02-1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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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회담 무대 베트남, 北과 오랜 인연…우여곡절에도 명맥 유지
베트남전 참전으로 돈독했다 사이 틀어지기도…김정은 집권 후 관계복원 속도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역사적인 2차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선정된 베트남은 북한과 반세기 넘게 '혈맹'과 반목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줄곧 외교 관계를 유지해왔다.
1950년 1월 수교한 북한과 베트남은 1957년 호찌민 베트남 주석의 방북과 이듬해 김일성 주석의 베트남 방문 등을 계기로 '동지적 관계'에 뿌리를 두고 발전했다.

1967년에는 양국이 무상군사지원 및 경제원조 협정을 체결했고, 베트남전 당시에는 북한이 공군 병력을 파견하고 군수물자를 지원하면서 단순한 외교 관계를 넘어 피를 나눈 '혈맹'을 과시했다.
베트남 역시 공산당 일당체제를 유지하고, 베트남전 이후 반미 기조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북한에게 중국과는 또 다른 '사회주의 형제국가'나 다름없었다.


물론 양국 관계가 항상 순탄하기만 했던 건 아니다.
베트남이 1978년 12월 캄보디아의 친(親)중국 정권을 침공하자 북한이 베트남을 비난하면서 양국은 대사를 철수시키고 대리대사를 두는 등 관계가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이후 1984년 대사 관계가 복원되면서 회복의 기미가 보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1992년 베트남이 남한과 수교하면서 관계는 다시 소원해졌다.
여기에 경제위기에 직면한 베트남이 개혁·개방정책인 '도이머이'(쇄신)를 채택하고 1995년 미국과의 국교 정상화로 북한과는 '다른 길'을 걷게 되면서 양국은 한동안 실질적 교류보다는 형식적 우호 관계만 유지했다.
그러나 2001년 7월과 2002년 5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천 득 렁 베트남 주석의 상호방문을 계기로 관계 회복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2007년 10월 농 득 마잉 베트남 서기장 방북 때는 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공항에 나가 영접하는 파격으로 긴밀한 관계를 과시하기도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후에는 양국 관계가 다시 빠른 속도로 복원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북미, 남북 간 대화 무드가 이어지면서 북한과 베트남의 밀월 관계도 더욱 힘을 받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이 국제사회의 오랜 고립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베트남은 북한의 좋은 롤 모델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김일성 주석의 베트남 첫 방문 60주년에 맞춰 리용호 외무상이 베트남을 공식 방문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을 방문하는 과정에 수도인 하노이를 방문해 북-베트남 정상회담을 하는 국빈방문도 동시에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이뤄진 리 외무상의 베트남 방문은 북미정상회담 뿐 아니라 북-베트남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베트남 국빈방문까지 성사된다면, 이번 방문을 계기로 북한은 베트남과의 돈독한 관계를 다시금 다지면서도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 시장경제로 안정적 체제전환을 해온 베트남의 노하우를 전수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sh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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