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숙' 터키·그리스, 화해 모색…그리스 총리, 성소피아 방문

입력 2019-02-06 20:22   수정 2019-02-07 13:45

'앙숙' 터키·그리스, 화해 모색…그리스 총리, 성소피아 방문
"대화로 풀자" 한목소리…'쿠데타 군인' 송환 신경전 여전
'양국 갈등 상징' 성소피아 찾은 치프라스 "역사의 짐 느껴"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오랜 앙숙인 터키와 그리스가 정상회담을 하고 갈등 해소를 모색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앙카라를 방문한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회담했다.
두 정상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산적한 양국 간 갈등을 대화로 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는 어떤 문제라도 대화로 풀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치프라스 총리도 "(양국 간) 의사소통 통로가 열려 있으므로 우리는 앞으로 더욱 건설적인 조처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기쁘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한목소리로 대화를 강조했지만, 2016년 터키 쿠데타 가담자 송환 문제 등 각론에서는 여전히 신경전을 벌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는 이웃 그리스가 이 문제에 더 협조적이기를 기대한다"며 그리스로 도주한 쿠데타 가담 용의자들을 송환하라고 그리스를 압박했다.
이에 치프라스 총리는 "그리스는 쿠데타 가담자를 환영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리스 정부는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며 난색을 보였다.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적대관계로 지낸 터키와 그리스는 터키 군인 송환 문제 외에도 에게해(海) 도서 영유권, 동지중해 키프로스 분단, 키프로스 해역 자원개발 등 여러 가지 사안에서 대립하고 있다.
다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갈등보다는 대화 의지를 부각하는 데 집중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터키 방문 이틀째인 6일에 이스탄불의 명소 성소피아(터키어, 아야소피아) 박물관을 찾았다.
성소피아는 15세기에 콘스탄티노플을 정복한 오스만제국에 의해 이슬람사원으로 개조되기 전까지 약 1천년간 동방 기독교의 본산이었다.
터키 공화국의 '아버지'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는 성소피아를 박물관으로 전환했으나 에르도안 총리 집권 이후 이곳의 사원 색채를 되살리는 조처가 이어졌고, 그리스 정부의 반발이 뒤따랐다.
터키 정부가 양국 갈등의 상징적 현장인 성소피아에 치프라스 총리의 방문을 허용한 것은 유화적 표시로 해석된다.
터키 대통령 대변인과 나란히 성소피아를 돌아본 치프라스 총리는 취재진에 "여기선 역사의 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 제공]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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