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벨기에에서 수백m의 하수도를 기어 은행 금고에 침입해 물건을 훔치다 경보음에 놀라 바닥에 범행도구와 금괴까지 흘리고 달아났던 은행털이범이 붙잡혔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벨기에 검찰은 용의자 세 명 중 한 명인 27살의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 태생 벨기에 남성을 전날 체포했다면서 범인들이 남긴 일부 범행도구 등을 추적해 단서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모두 남성인 세 명의 용의자는 지난 3일 항구도시 앤트워프에서 하수도를 통해 BNP 파리바 은행 금고에 침입해 절도 행각을 벌였다.
범인들은 미리 빌려놓은 인근 아파트의 지하층에서 굴을 파 하수도로 들어간 뒤 어깨너비 정도밖에 되지 않는 너비 약 40㎝의 관을 수백m나 기어가 은행 금고에 침입했다.
이들은 1천여개의 금고 칸 중 2∼30개를 열어 현금, 보석, 금괴 등을 배낭에 채워 넣던 중 금고에 설치된 도난 경보가 울리자 달아났다.
범인들은 급히 달아나다 훔치려던 금괴 일부를 바닥에 떨어트리기도 했으며 은행을 나서는 모습도 CCTV에 찍혔다.
이들은 출동한 경찰이 금고문을 열어 줄 은행 직원들을 기다리는 사이를 틈타 달아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총 얼마를 훔쳤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절도사건이 일어난 은행이 있는 앤트워프는 420억 파운드(약 60조원)가 넘는 연간 거래량을 자랑하며 세계에서 다이아몬드가 가장 많이 거래되는 지역으로 유명하다.
2003년에는 이곳의 다이아몬드센터 지하 금고에서 750여만파운드(약 840억원)어치의 다이아몬드가 감쪽같이 털리는 '세기의 절도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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