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핵 잠수함 등 확충하면서 미국과 '핵 경쟁' 박차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이 핵 공격을 받지 않는 한 먼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핵무기 선제 불사용' 원칙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7일 보도했다.
중국은 처음으로 핵실험을 한 1964년부터 핵무기 선제 불사용 정책을 지켜왔으며, 이는 중국과 미국, 러시아 핵전력의 현격한 차이로 인해 불가피한 것이기도 했다.
미국 무기통제협회(ACA)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가 7천여 개, 미국이 6천800여 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지만, 중국이 보유한 핵탄두는 270여 개에 불과하다.
하지만 미군과 맞설 수 있는 강군 건설을 목표로 하는 중국이 핵전력 확충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이제 수십 년간 유지돼온 핵무기 선제 불사용 정책이 재검토될 가능성이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자오퉁(趙通) 칭화대-카네기 세계정책센터 연구원은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남중국해와 인도양에서 (중국을 겨냥한) 대잠수함전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요인 등으로 미·중 양국의 불신도 커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중국은 오랫동안 지켜온 핵 선제 불사용 정책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의회 자문기구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CESRC)도 지난해 말 보고서에서 "중국은 핵 공격 전력을 확충하고 있으며, 중국 내에서는 핵무기가 선제공격이 아닌 핵 억제용으로 쓰여야만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중국이 핵전력 확충에서 가장 공을 들이는 것은 전략폭격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더불어 핵전력의 3대 핵심 무기로 꼽히는 핵미사일탑재 전략 핵 추진 잠수함(SSBN)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미국은 오하이오급 핵 잠수함 18척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14척은 한 척당 24기의 '트라이던트-1'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중국은 '쥐랑(巨浪·JL)-2' SLBM을 16기 탑재할 수 있는 4척의 핵 잠수함만을 보유하고 있어 미국보다 핵 잠수함 전력이 한참 뒤떨어진다.
이를 보강하기 위해 중국은 차세대 'JL-3' SLBM을 24기까지 탑재할 수 있는 차세대 '096형' 핵 잠수함을 개발, 배치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에는 JL-3의 시험 발사에 성공하기도 했다.
현재 JL-3의 사거리는 9천㎞이며, 중국은 이를 미국의 SLBM '트라이던트-2'나 러시아의 '불라바'와 맞먹는 1만2천㎞로 늘릴 계획이다.
앤서니 웡 마카오국제군사학회 회장은 "JL-2는 단탄두 미사일이지만, JL-3는 다탄두로서 사거리도 훨씬 길다"며 "기존 잠수함보다 소음이 훨씬 적어 적의 탐지가 어려운 차세대 096형 핵 잠수함이 배치되면 중국의 핵전력은 크게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한 전역 해군 장성은 "중국은 2025년까지 미국과의 핵 잠수함 기술 격차를 기존의 30년에서 10년으로 줄일 계획"이라며 "중국군은 이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도 중국의 핵전력 확충에 경계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의 파기를 공식화하면서 러시아와 중국에 의한 핵무기 개발 위협을 그 이유로 들기도 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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