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학연구팀 보고…2시간 이상 보면 70%↑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TV 시청과 같이, 집안에서 앉은 자세로 시간을 보내는 생활 방식(Sedentary lifestyle)이 50세 이하 여성의 직장·결장암(colorectal cancer)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 인터넷판(www.nbcnews.com)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대 의대의 암 역학(疫學) 학자인 인 차오 박사팀은 좌식생활이 젊은 여성들의 결장암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암 전문 학술지 'JNCI 캔서 스펙트럼'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 연구의 뿌리는 지난 1991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연구팀은 당시 만 25세 이상 42세 이하였던 간호사 8만9천278명의 생활습관과 의료 데이터를 22년간 추적 관찰해, 이른 나이에 직장암이나 결장암이 생긴 118명을 확인했다.
TV 시청을 예로 들면, 매일 1시간 이상 볼 때 직장암이나 결장암 위험이 12% 올라가고, 2시간 이상 보면 70%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암의 '조기 발생(early-onset)'은 만 50세 이하에 생기는 것을 말하는데, 더 고령에 생기는 암보다 발견 시점이 늦고 예후도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118명을 다시 세분하면, 직장암(rectal cancer)이 결장암(colon cancer)보다 많았다.
보고서의 제1 저자인 차오 박사는 "운동을 하지 않고 집안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 생활방식은 간과하기 쉬운 (암의) 위험 요인"이라면서 "그런 위험 수위가 높아 조기 검진이 필요한 사람들을 가려내는 데 이번 연구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TV 시청 시간과 암 발생 위험의 비례관계는, 당사자가 얼마나 많이 운동하는지 또는 체질량지수(BMI)가 얼마나 높은지 등과 무관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집안에서 식사하거나 책상에 앉아 있는 것과 같은, 다른 형태의 '앉아서 시간 보내기'가 발암 위험을 높이는지는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차오 박사는 덧붙였다.
50세 이하에서 비만 관련 암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연구결과는 이전에도 나왔다.
하지만 TV 시청과 같이 구체적 행위를 적시해, 특정 암의 발병 위험과 상관관계를 입증한 건 처음이라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물론 이번 연구에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남성은 제외하고 여성만 봤다는 것도 그런 한계 중 하나다.
'노스웨스턴 메디신 소화기 건강 센터(Northwestern Medicine Digestive Health Center)'의 의료부장인 라헤스 케스와니 박사는 "어떤 연관성이 드러났다고 해서 TV 시청이 곧바로 암을 유발한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다만 더 활동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킨 의미는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암학회(ACS)에 따르면 직장암과 결장암은 합쳐서, 미국인들이 세 번째로 많이 걸리는 암이고, 암 사망 원인으론 두 번째로 많다. 미국에선 지난해 10만 명 이상이 결장암 진단을, 4만5천 명이 직장암 진단을 받았다.
미국인이 평생 직장암이나 결장암에 걸릴 확률은, 남성이 4.49%로 여성(4.15%)보다 높다.
미 연방정부 자문기구인 '미국 질병 예방 특별위원회(U.S. Preventive Services Task Force)'는 특별한 위험 요인이 없는 만 50세 이상 75세 이하 미국인에 대해 5년에 한 번꼴로 직장·결장암 검진을 받으라고 권고한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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