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러브 유어셀프' 다시 상영…팬 성화에 K팝 전문 프로그램도 신설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한류불모지'로 알려진 인도에서 그룹 방탄소년단(BTS) 열풍이 일고 있다.
팬들의 요청이 쇄도하면서 상영이 끝난 방탄소년단 공연실황이 다시 극장에 걸릴 정도다.
7일 주인도 한국문화원과 인도 영화업계에 따르면, 인도 최대 극장 체인인 PVR은 오는 10일 방탄소년단 콘서트 실황 영화 '러브 유어셀프 인 서울'(Love Yourself in Seoul)을 인도 전역 12개 도시 30개 극장에서 재개봉한다.
이 공연 영화는 지난 2일 하루 동안 PVR을 비롯한 INOX, 시네폴리스 등 인도 주요 극장 체인에서 일제히 상영돼 큰 인기를 얻었다.
PVR에서만 37개 도시 82개 극장에서 개봉돼 2만6천564명이 관람했다.
당시 PVR은 뉴델리, 콜카타 등 주요 대도시 대형 극장의 주요 시간대에 이 영화를 집중적으로 배정했다. 한 스크린에서 3회 이상 상영된 곳도 있었다.
앞서 지난해 11월 25일 선보인 방탄소년단 다큐멘터리 '번 더 스테이지:더 무비'(Burn The Stage:The Movie)도 45개 도시의 INOX 영화관 89곳에서 3만4천여명의 관객을 모았다.
영국 식민지 시대 영향으로 서구 문화에 익숙해 아시아권 문화에 관심이 적은 인도에서는 이례적인 분위기인 셈이다.
특히 '번 더 스테이지'나 '러브 유어셀프 인 서울'은 인도 영화업계에서 비주류로 분류하는 공연실황 또는 다큐멘터리 영화라 현지에서도 의외라는 반응이다.
INOX의 마케팅 담당자 사우랍 바르마는 "BTS 영화와 관련한 최근 현상은 믿을 수 없을 정도"라며 "이 업계에서 21년간 일하며 이 정도의 반응을 본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간 한류에 무관심한 것으로 알려진 인도에 이처럼 K-팝 바람이 부는 데는 방탄소년단의 열혈 팬클럽인 '아미'(ARMY)의 활약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미는 지난해 '번 더 스테이지'의 세계 개봉 소식이 알려지자 인도에도 개봉시켜야 한다며 조직적으로 활동에 나섰다.
아미의 인도 지부라고 할 수 있는 '방탄인디아'(BangtanIndia)는 인도 내 주요 극장에 이메일 공세롤 펼쳤고 트위터 태그 등을 통해 '번 더 스테이지'의 인도 상영을 재촉했다.
결국 인도 내 2위 극장 체인망인 INOX가 움직였다.
INOX는 애초 10개 영화관에서만 상영할 예정이었으나 예매 후 5분 만에 표가 매진되자 상영관 수를 급히 늘렸다. 이후 INOX는 '번 더 스테이지'라는 이름을 단 팝콘 상품까지 내놨다.
이번 '러브 유어셀프 인 서울' 개봉 및 재개봉에도 아미가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팬클럽은 인도 음악채널 'Vh1'이 2017년 9월 인도 내 첫 케이팝 전문 프로그램을 신설하는데도 한몫했다.
주인도 한국문화원 관계자는 "Vh1 채널은 트위터를 통해 신청곡을 받는데 방탄소년단 등 K-팝 방송 요청이 쇄도하자 관련 프로그램을 신설하게 됐다"고 말했다.
인도 언론도 지난해부터 방탄소년단의 소식을 자주 다루는 분위기다.
이코노믹타임스, 텔레그래프 등 주요 언론은 방탄소년단 관련 공연 소식, 팬 활동, 다른 한류 분위기 등을 종종 지면에 싣고 있다.
이코노믹타임스는 "K팝에 대한 관심이 한국 음식 등으로 퍼졌고, 한국 드라마는 그런 한국 문화의 모든 것을 흡수해 인도에 소개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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