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혁명 40주년 맞아 외교단 초청 연설…"美 제재, 갈 길 잃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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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슬람혁명 40주년을 맞아 6일(현지시간) 자국 주재 외교단을 초청해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뒤 긴장이 첨예해진 미국과의 관계에 대한 정책 방향을 밝혔다.
로하니 대통령은 "미국이 깊이 참회하고 기존의 접근 자세를 바꾸면서 이란에 개입한 과오를 사과한다면 우리를 수십년간 탄압했음에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며 "미국은 이란 국민과 이란의 장엄한 존엄을 인정해야 한다"고 연설했다.
이란의 정치지도자들은 1979년 2월에 벌어진 이슬람혁명 기념일에 가까워지면 여느 때보다도 강경한 반미 발언을 앞다퉈 내놓는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어 "오늘날 이란은 미국과 적들에 맞서 이전보다 더 단합하고 저항하고 있다"며 "미국의 제재와 압박은 결국 갈 길을 잃게 될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란에 대한 미국의 계산은 이슬람혁명 이전에도 이후에도 항상 틀렸다"며 "분열, 쿠데타, 전쟁, 제재와 같은 이란을 겨냥한 그들의 모략 역시 언제나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5일 국정 연설에서 이란을 "세계에서 '넘버 원' 테러국가다"라고 규정하면서 "미국은 '미국에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치고 유대인을 학살하겠다고 협박하는 정권(이란)으로부터 눈을 떼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과 관련, 로하니 대통령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안전을 원하지만, 그들의 안전은 오직 팔레스타인이 고향으로 돌아갈 때만이 보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타결 이후에도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미국의 주장에 대해 "지난 40년간 이란의 표어는 '핵과 대량파괴무기(WMD) 없는 중동'이었다"며 "중동에서 외국 군대(미군)의 주둔도 끝내야 한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이란은 모두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기 원한다"며 "걸프전에서 봤듯이 미국은 중동을 돈으로만 보지만 이슬람 문화와 문명의 근간인 이란은 중동의 가장 친한 친구로, 도움이 필요하면 아무 대가 없이 달려가 돕는다"고 말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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