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고양이 부검?" 골절 치료 중 고양이 숨지자 의료진 고소

입력 2019-02-08 11:50  

"죽은 고양이 부검?" 골절 치료 중 고양이 숨지자 의료진 고소
과실치사·사건은폐 주장…병원 "미흡한 부분 있었다" 인정


(익산=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전북대학교 동물 의료센터 의료진의 부실한 진료로 골절상을 입은 고양이가 죽었으나 병원 측이 이를 은폐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숨진 고양이 주인 A씨는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의료진은 진료를 제대로 하지 않은 데다 흡연이 금지된 병실에서 전자담배를 피웠다. 다친 고양이는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다가 결국 죽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동물 의료센터의 과실치사·비리 은폐 사건조작'에 대해서 철저한 조사와 수사를 촉구한다'는 요지의 국민청원 게시글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전북대 익산캠퍼스에 있는 동물 의료센터 입원실에서 세 살짜리 고양이 '루시'가 숨졌다.
루시는 후진하던 차에 깔려 골반 골절상을 입고 이날 이 의료센터에 입원한 상태였다.
병원 측은 루시의 사인에 대해 "고양이는 민감한 동물이라서 스트레스로 죽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A씨는 "단순 골절상인 고양이가 갑자기 죽은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병실 폐쇄회로(CC)TV 영상과 진료기록을 요구했다.
병원은 요구를 거절하다가 이틀 뒤에 A씨가 경찰관 입회하에 의료센터를 찾아오자 병실 CCTV 복사본을 건넸다.
이를 본 A씨는 "CCTV 영상에서 경악을 금치 못할 장면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센터 건물 전체가 금연시설임에도 주치의는 고양이가 입원한 병실에서 전자담배를 피우고 동료 의료진과 잡담을 하며 음식물을 먹는 장면이 CCTV에 담겨 있었다"고 전했다.
또 주치의는 다친 루시에게 영양제와 진통제를 투여했다고 설명했으나, 이러한 장면은 CCTV 어디에도 없었다고 그는 주장했다.
A씨는 국민청원을 통해 "영상을 보며 주치의가 한 말이 모두 거짓말임을 확인했다"며 "루시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과 함께 의료진을 경찰에 고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게시된 청원에는 8일 오전 11시 현재까지 200여명이 동의했다.
전북대 동물 의료센터 관계자는 "고양이를 돌본 주치의가 경험이 많지 않은 대학원생이라 진료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며 "처음 도착할 때부터 위중한 상태여서 체온을 올리려고 노력했는데 갑작스러운 쇼크로 숨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처음에 고양이 주인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리고 사과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할 따름"이라며 "병실에서 담배를 피운 의료진은 조만간 회의를 열어 징계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jay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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