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랜드대 과학자팀 '사이언스'지에 공개 …상업화도 어렵지 않을 듯
![](https://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9/02/08/AKR20190208072600009_01_i.jpg)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더위나 추위 등 주변 환경에 맞춰 땀을 빨리 배출하거나 체온을 뺏기지 않게 하는 쌍방향 특수섬유가 개발됐다. 더위나 추위에 대처할 수 있게 하는 기능성 섬유는 다양하게 개발돼 있지만 이처럼 상반되는 두 기능을 함께 갖춘 섬유는 처음이다.
미국 메릴랜드대학(UMD) 화학·생화학 담당 왕위황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적외선 방사(infrared radiation·열)가 통과하는 양을 조절해 냉각과 보온 기능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섬유를 개발하고, 관련 논문을 권위 있는 국제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를 통해 밝혔다.
연구팀은 방수와 흡수(吸水) 성질을 각각 가진 두 종류의 합성물질로 실을 뽑은 뒤 초경량 도체성 금속인 '탄소 나노튜브'를 입혀 특수 섬유를 만들었다.
이 섬유는 방수, 흡수 물질을 모두 갖고 있어 덥고 습한 환경에서는 뒤틀리게 되고 이는 실 가닥을 더 밀착시켜 섬유의 기공을 열고, 특히 실을 덮고 있는 탄소 나노튜브 간 전자기 결합을 조절해 열이 빠져나가게 함으로써 냉각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춥고, 건조할 때는 반대로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차단함으로써 체온을 유지하게 한다.
연구팀은 이를 적외선 방사에 대한 "게이팅(gating·관문개폐)"이라고 설명했다.
이 특수섬유가 몸에서 나는 열과 상호작용을 하며 열을 옷 밖으로 내보내거나 차단하는데, 인간이 덥거나 춥다고 느끼기 전에 거의 즉각적으로 반응해 기능을 조절하는 것으로 연구팀은 밝혔다.
논문 교신저자인 같은 대학 물리학과의 어우양민 교수는 "인체는 완벽한 라디에이터로 열을 즉각적으로 발산한다"면서 "역사적으로 이 라디에이터를 조절하는 유일한 길은 옷을 벗거나 입는 것이었지만 이 섬유는 양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상업화하는데 연구가 더 필요하지만, 기본 섬유에 사용한 물질은 이미 쉽게 구할 수 있고 탄소 나노튜브 코팅도 일반적인 염색 과정을 통해 쉽게 처리할 수 있어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http://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9/02/08/AKR20190208072600009_02_i.jpg)
대만 출신인 왕 교수는 보도자료를 통해 "적외선 방사를 역동적으로 게이팅할 수 있는 최초의 기술"이라고 주장했고, 어우양 교수는 "옷과 섬유의 기능성을 향상할 수 있는 소재를 개발하는데 게이팅 현상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라고 했다.
eomn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