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마크롱 '밀월' 끝나나…러 가스 도입 놓고 '충돌'
러 '노드 스트림 2' 가스관 사업에 獨 참여 문제로 첫 균열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찰떡 공조'를 과시하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이에 처음으로 균열 조짐이 노출됐다.
독일이 러시아산 가스를 직접 도입하려는 데 대해 마크롱 대통령이 사실상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프랑스는 7일(현지시간) 독일의 '노드 스트림 2'(Nord Stream 2' 가스관 사업 참여 문제를 유럽연합(EU) 규제 아래 두려는 움직임을 지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이 진행하는 '노드 스트림 2' 사업은 발트해를 가로질러 러시아로부터 독일로 직접 가스를 공급하는 것으로 아직 완공 전이다.
이 사업은 독일과 그 동맹국들 사이에 오랫동안 논쟁이 되는 사안으로, 미국도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동맹국들은 EU가 러시아 가스에 의존하게 될 경우 유럽과 서방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으며, 특히 미국은 러시아 가스가 유럽에 본격적으로 공급되면 자국의 가스 수출에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독일과 덴마크, EU 주재 미국 대사들은 7일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 벨레'에 보낸 공동성명에서 "노드 스트림 2는 에너지 분야에서 러시아의 협박에 유럽을 더 취약하게 할 것"이라며 EU 회원국들에 이 가스관 사업에 반대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독일은 러시아 에너지에 종속되게 하지는 않을 것이며 장기적으로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입장이다.
노드 스트림 2 사업은 가스관이 EU 영토 밖에 있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EU의 엄격한 에너지 규정에 적용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몇몇 나라들이 이 사업을 EU 규제 아래 두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관련 표결도 8일 실시될 예정이다.
독일은 이런 움직임을 막기 위해 세력을 규합 중이었고, 프랑스의 지지 여부가 결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그동안 언론들의 평가였다.
이런 사정에서 나온 프랑스 정부의 이번 발표는 독일과는 충돌을 예고하는 것으로 비치고 있다.
독일의 유력 일간지 쥐트도이체 차이퉁은 익명의 프랑스 정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프랑스 당국이 러시아 의존을 늘리는 것을 원치 않으며, 폴란드와 슬로바키아 같은 EU 국가들의 이익을 해치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고 전했다.
메르켈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은 그동안 개인적인 우의를 바탕으로 양국의 우호 관계를 증진해왔다.
양 정상은 해묵은 갈등과 분쟁을 종식하기 위해 1963년 맺은 '엘리제 협정'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달 22일에는 새 우호 협정에 서명하기도 했다. 특히 양국이 독일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외교정책의 우선순위로 삼기로 하면서 프랑스는 독일의 든든한 지원군을 자처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마크롱 대통령은 자신의 EU 개혁안에 대한 메르켈 총리의 지지가 매우 제한적이라며 불만을 가져온 것으로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프랑스 정부의 이번 발표는 또 마크롱 대통령이 이번 주말 뮌헨안보회의 참석을 취소한 뒤에 나와 더 눈길을 끌었다. 이 회의에서는 마크롱과 메르켈의 만남이 예상됐다.
프랑스 엘리제궁은 마크롱 대통령이 노란 조끼 시위 문제 등 국내 현안에 집중하기 위해 모든 해외 방문을 취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ool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러 '노드 스트림 2' 가스관 사업에 獨 참여 문제로 첫 균열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찰떡 공조'를 과시하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이에 처음으로 균열 조짐이 노출됐다.
독일이 러시아산 가스를 직접 도입하려는 데 대해 마크롱 대통령이 사실상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프랑스는 7일(현지시간) 독일의 '노드 스트림 2'(Nord Stream 2' 가스관 사업 참여 문제를 유럽연합(EU) 규제 아래 두려는 움직임을 지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이 진행하는 '노드 스트림 2' 사업은 발트해를 가로질러 러시아로부터 독일로 직접 가스를 공급하는 것으로 아직 완공 전이다.
이 사업은 독일과 그 동맹국들 사이에 오랫동안 논쟁이 되는 사안으로, 미국도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동맹국들은 EU가 러시아 가스에 의존하게 될 경우 유럽과 서방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으며, 특히 미국은 러시아 가스가 유럽에 본격적으로 공급되면 자국의 가스 수출에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독일과 덴마크, EU 주재 미국 대사들은 7일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 벨레'에 보낸 공동성명에서 "노드 스트림 2는 에너지 분야에서 러시아의 협박에 유럽을 더 취약하게 할 것"이라며 EU 회원국들에 이 가스관 사업에 반대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독일은 러시아 에너지에 종속되게 하지는 않을 것이며 장기적으로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입장이다.
노드 스트림 2 사업은 가스관이 EU 영토 밖에 있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EU의 엄격한 에너지 규정에 적용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몇몇 나라들이 이 사업을 EU 규제 아래 두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관련 표결도 8일 실시될 예정이다.
독일은 이런 움직임을 막기 위해 세력을 규합 중이었고, 프랑스의 지지 여부가 결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그동안 언론들의 평가였다.
이런 사정에서 나온 프랑스 정부의 이번 발표는 독일과는 충돌을 예고하는 것으로 비치고 있다.
독일의 유력 일간지 쥐트도이체 차이퉁은 익명의 프랑스 정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프랑스 당국이 러시아 의존을 늘리는 것을 원치 않으며, 폴란드와 슬로바키아 같은 EU 국가들의 이익을 해치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고 전했다.
메르켈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은 그동안 개인적인 우의를 바탕으로 양국의 우호 관계를 증진해왔다.
양 정상은 해묵은 갈등과 분쟁을 종식하기 위해 1963년 맺은 '엘리제 협정'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달 22일에는 새 우호 협정에 서명하기도 했다. 특히 양국이 독일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외교정책의 우선순위로 삼기로 하면서 프랑스는 독일의 든든한 지원군을 자처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마크롱 대통령은 자신의 EU 개혁안에 대한 메르켈 총리의 지지가 매우 제한적이라며 불만을 가져온 것으로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프랑스 정부의 이번 발표는 또 마크롱 대통령이 이번 주말 뮌헨안보회의 참석을 취소한 뒤에 나와 더 눈길을 끌었다. 이 회의에서는 마크롱과 메르켈의 만남이 예상됐다.
프랑스 엘리제궁은 마크롱 대통령이 노란 조끼 시위 문제 등 국내 현안에 집중하기 위해 모든 해외 방문을 취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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