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회담 앞둔 北, 애국심 고취 캠페인…경제성과 부각"

입력 2019-02-08 16:28  

"2차 북미회담 앞둔 北, 애국심 고취 캠페인…경제성과 부각"
AP 평양발 보도…연초 '우리의 국기' 노래 공개하며 본격화
반미·군사대결적 장면 사라지고 경제·주민생활 반영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북한이 이달 말로 예정된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민들의 충성·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한 체제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AP통신이 8일 평양발로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번 체제 선전은 새해 첫날인 지난달 1일 '우리의 국기'라는 노래를 발표하면서 본격화됐다.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된 음악 영상을 보면 스포츠 경기나 산업 현장, 평양 시내 등에 펄럭이는 북한 국기를 반복해 보여준다.
고층건물이 즐비한 평양 시내, 컴퓨터로 학습하는 학생들의 모습 등도 영상에 담겼다. 경제 개발에 집중하는 김정은 체제의 정책에 따라 개선된 주민 생활상과 경제 상황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노랫말은 "국기는 우리의 영광 영원한 우리 미래" "사랑하리라 우리의 빛나는 국기를" 등 애국을 강조하는 문구로 채워졌다.
이 영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한차례도 등장하지 않는다. 미사일 발사 등 군사적 대결을 강조하는 장면도 자취를 감췄다.
미국과의 긴장 국면이 고조되던 2017년 대륙간 탄도미사일의 성공적인 발사를 경축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평양에선 '김종석 방직공장' 노동자들에게 해당 노래를 심도 있게 학습하라는 포스터 문구도 눈에 띄었다고 AP는 전했다.

이는 최근 북한에서 강조되는 '국가제일주의' 이념과도 맥이 닿는다.
국가제일주의라는 표현은 2017년 11월 북한 매체를 통해 처음 등장했지만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한반도의 정세 변화가 본격화된 작년부터다.
수령에 대한 맹목적 충성을 강조하던 낡은 방식에서 벗어나 국가에 대한 명분 있는 충성으로 주민들의 결속을 노린다는 분석이다.
AP는 영상에서 국가주의적 단합을 호소하면서도 군사적 메시지를 배제한 것은 노골적인 반미(反美) 선전·선동을 자제하고 김 위원장의 핵심 정책인 경제 개발에 국가적 역량을 결집하려는 노력의 연장선에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관영매체들은 여전히 북미 비핵화 협상의 상세한 내용은 거의 공개하지 않고 있다. 대신 김 위원장이 국제사회에서 환영받고 있고 한반도 긴장 완화를 선도하고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보도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한반도 비핵화와 종전선언 및 평화체제 정착의 분수령이 될 제2차 북미정상회담은 이달 27∼28일 베트남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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