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한국 스키에 올림픽 사상 최초로 메달을 안긴 스노보드 알파인 대표팀이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에서 다시 한번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이상헌 감독이 이끄는 스노보드 알파인 대표팀은 8일 강원도 평창 휘닉스 호텔에서 국가대표 출정식을 갖고 16일부터 이틀간 같은 장소의 이상호 슬로프에서 열리는 FIS 월드컵 선전을 다짐했다.
스노보드 알파인 국가대표 이상호(24)는 지난해 2월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평행 대회전에서 은메달을 획득, 이 코스를 자신의 이름을 딴 '이상호 슬로프'로 만들었다.
1960년 스쿼밸리 대회부터 동계올림픽 무대를 밟은 한국 스키에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선사한 이상호는 2017년 3월에는 FIS 월드컵에서도 은메달을 따내 스키 월드컵 한국인 첫 메달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날 국가대표 출정식에는 이상호 외에도 김상겸(30), 최보군(28), 신석진(20), 정해림(24)이 참석해 16일부터 열리는 FIS 월드컵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강원도 사북 출신으로 초등학교 1학년 때 고랭지 배추밭을 개량한 썰매장에서 처음 스노보드를 타 '배추보이'라는 별명이 있는 이상호는 "제 이름을 딴 슬로프에서 경기하게 돼 영광"이라며 "잘 준비해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이상헌 감독은 "대표팀 감독으로서 선수들에게 '우리가 경기력을 올리면 실업팀도 생길 것이라고 큰소리쳤는데 오히려 (올림픽이 끝난 뒤) 기존에 있던 협찬사까지 떠나가는 형국"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하며 "그래도 선수들에게 끝까지 용기를 잃지 말고 함께 가자고 다독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으로 월드컵 16강에 이름을 올린 정해림은 "월드컵 출전한 지 8년 정도 됐는데 16강은 처음"이라며 "자신감이 생겨서 앞으로 16강에 몇 번 더 들면 시상대에도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상헌 감독은 "스노보드 알파인은 육상이나 수영, 빙상 같은 종목과는 달라서 오늘 1등 한 선수가 내일 예선탈락도 할 수 있는 변수가 많은 종목"이라며 "전문가도 1등을 점치기 어렵지만 그래도 평창 올림픽을 치른 우리나라에서 하는 월드컵인 만큼 시상대에 최대한 많은 선수가 오를 수 있도록 훈련을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회는 2018-2019시즌 총 9차례 열리는 스노보드 알파인 월드컵 가운데 하나다.
이 감독은 "어떻게 보면 올림픽 시즌보다 더 어려울 때"라며 "힘든 시기를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니까 항상 우리가 최고의 자리에 서는 상상을 하면서 멋있게 보여주자"고 선수들에게 당부했다.
email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