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주요 무역상대국인 점 고려, 법적 금지는 않을 것"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 연방정부가 차세대 이동통신망인 5세대(5G) 네트워크 구축 과정에서 중국 기업인 화웨이 장비를 사실상 배제할 것이라는 전망이 현지 언론에서 제기됐다. 8일 (현지시간) 독일 경제일간지 한델스블라트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직접 보좌하는 헬게 브라운 연방총리실장, 올라프 숄츠 재무장관, 페터 알트마이어 경제에너지부 장관 등은 지난 6일 만나 화웨이의 5G 참여를 법적으로 금지할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는 중국이 독일의 주요 무역 상대국인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델스블라트는 메르켈 총리가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지 않도록 결정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전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정부가 오는 3월 5G 주파수 경매에 앞서 5G 네트워크에 대한 강화된 규정을 내놓을 것이라면서 사실상 화웨이의 장비를 권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미 5G 구축 사업권 입찰에 참여한 보다폰은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쟁업체인 도이체텔레콤과 텔레포니카는 화웨이 장비의 배제 여부를 아직 밝히지 않았다.
앞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전날 화웨이의 5G 구축사업 참여 조건으로 중국 정부 측에 독일의 데이터를 넘기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알트마이어 장관도 5G 구축 과정에서 특정 기업을 배제하지 않되, 모든 장비 제공업체는 엄격한 보안규정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 일본 등은 화웨이 장비에 정보 유출을 가능케 하는 '백도어'(back door)가 숨겨져 있을 가능성을 의심하며, 정부 통신장비 구매 등에서 화웨이를 배제하고 있다.
나아가 미국 정부 측은 유럽에도 화웨이 장비 배제에 동참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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