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화 수비수 리건·박상진 골 묶어 일본에 2-0 완승
백지선호, 4∼5월 세계선수권서 톱디비전 재승격 도전
(강릉=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가 일본과의 최근 4차례 맞대결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확실한 추월을 선언했다.
백지선(52·영어명 짐 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8일 강원도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레거시컵 2019 KB금융 아이스하키 챌린지 대회' 3차전에서 일본을 2-0으로 제압했다.
일본과의 역대 전적은 4승 1무 19패가 됐다. 여전히 절대 열세지만 한국은 2016년 이후 대결에서는 4연승을 질주했다.
1982년 일본에 0-25 참패를 시작으로 34년간 1무 19패에 그쳤던 한국은 2016년 첫 승리를 거머쥔 뒤 전세를 완전히 역전시켰다.
강릉하키센터 개장 후 첫 승리라서 더욱 의미가 컸다.
대표팀은 2017년 2월 개장 기념으로 열린 러시아 25세 이하 대표팀과의 두 차례 친선 경기에서 모두 졌고, 2018 평창올림픽에서 치른 4번의 경기에서도 승리하지 못했다.
한국은 평창올림픽 1주년 기념차 열린 이번 대회 1차전에서 라트비아에 2-6, 2차전에서 카자흐스탄에 1-5로 패했다.
이번 한일전 승리로 강릉하키센터 개장 이후 9경기 만에 첫 승전고를 울린 것이다. 경기 뒤 강릉하키센터에 처음으로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이번 대회는 카자흐스탄이 2승 1연장승으로 우승을, 라트비아가 2승 1연장패로 준우승을 각각 차지했다. 3위 한국(1승 2패)에 이어 일본이 3전 전패 속에 최하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이 공수에 걸쳐 일본을 압도한 경기였다.
한국은 1피리어드 유효 슈팅에서 10-3으로 크게 앞섰으나 문전 앞 세밀한 플레이에서 아쉬움을 남기며 득점에 실패했다.
6분 53초, 9분 9초에 각각 일본의 투매니멘 반칙, 슬래싱 반칙으로 얻은 두 차례 파워 플레이(상대 선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우위) 기회를 무산시킨 것도 아쉬웠다.
터질 듯 터지지 않던 득점포는 2피리어드 12분 19초에 나왔다.
귀화 수비수인 에릭 리건이 상대 블루라인 근방에서 날린 기습적인 중거리 샷이 골네트 왼쪽 상단으로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귀화 선수 3명 중 하나인 리건은 옆구리 부상 탓에 앞선 두 경기에는 결장했다.
숙명의 한일전을 맞아 부상 투혼을 발휘한 리건은 천금과 같은 선제골로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일본은 3피리어드에서 파상공세에 나섰다.
한국은 3피리어드에서 거의 절반 가까운 시간 동안 숏핸디드(우리 선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 위기에 몰렸으나 골리 맷 달튼의 선방으로 고비를 넘겼다.
오히려 한국은 숏핸디드에 몰린 11분 47초에 박상진이 일본 문전 앞에서 퍽을 따낸 뒤 골문으로 침착하게 밀어 넣어 추가골을 뽑았다.
일본은 14분 5초에 스즈키 유타가 오른쪽 페이스오프 서클에서 절묘한 골을 터트렸으나 다카하시 세이지가 골리 달튼과 충돌한 뒤에 나온 골이라 득점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결국 한국은 달튼의 선방 속에 셧아웃(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달튼은 이번 경기까지 포함해 일본과의 최근 4경기에서 단 1점만 내주며 '철벽 수문장'의 면모를 뽐냈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 다나카 고, 다카하시 세이지, 후루하시 마쿠루 등 간판 공격수 대부분을 포함했으나 한 경기도 승리하지 못하고 돌아갔다.
한국은 일본전 우위를 새삼 확인한 것은 물론 이번 대회를 통해 젊은 선수들에게 국제대회 경험을 쌓게 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 대회에는 이종민, 김형겸, 정종현이 처음으로 대표팀에 선발됐고, 기존의 '젊은 피' 이총현, 이연승, 송형철 등도 세대교체 바람 속에 대표팀에 승선했다.
신예들의 옥석을 가린 백지선호는 4∼5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2019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 대회에서 월드챔피언십 재승격에 도전한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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