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죽음을' 구호는 트럼프·볼턴·폼페이오 향한 것"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슬람혁명 기념일을 앞두고 8일(현지시간) 공군 고위 장교단을 초청한 자리에서 미국에 대한 적대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미국 정권은 악과 폭력의 화신이자 위기를 조장하는 전쟁광이다"라며 "그 정권은 항상 그들의 이익만을 위한 침략에 의존해 존재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은 악의 화신이면서도 이란이 '미국에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친다고 불평한다"며 "그 구호는 현재 미국을 지배하는 '트럼프와 볼턴(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폼페이오(미 국무장관)에게 죽음을'이라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죽음을'의 구호에서 '미국'은 소수 지배자이지, 미국이라는 국가 전체를 이르는 게 아니다"라며 "미국이 악마로 남아있는 한 우리는 '미국에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계속 외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에 죽음을'(이란어로 마르그 바르 아메리카)이라는 구호는 이란에서 열리는 반미 시위에등장하는 대표적인 표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5일 국정 연설에서 "미국은 '미국에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치고 유대인을 학살하겠다고 협박하는 정권(이란)으로부터 눈을 떼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이어 "핵협상에 대해 나는 항상 '미국 관리의 웃음, 서명, 약속을 믿지 마라'라고 언급했다"며 "이런 충고는 유럽 측에도 해당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유럽과 관계를 맺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신뢰를 말하자면 그들은 믿을 만하거나 존중받을 만하지 않으며, 그런 사례를 우리는 수없이 목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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