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대변인 "유럽통합 좀먹는 국수주의적 질병…파트너 국가 제대로 대우하라"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주(駐)로마 대사의 소환은 이탈리아 측에 프랑스의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며 이탈리아 정부 인사들에게 예의를 지키라고 촉구했다.
벤자맹 그리보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이날 '유럽 1' 라디오에 출연해 로마대사 소환은 항구적인 것이 아니라면서도 "이탈리아의 두 부총리가 몇 달째 이어가고 있는 근거 없는 공격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프랑스 정부는 이탈리아 정부의 일련의 '도발'에 항의해 대책 논의를 위해 주이탈리아 대사를 국내로 불러들였다고 7일 밝힌 바 있다.
이는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부총리가 최근 프랑스에서 '노란 조끼' 시위 지도부를 만나 유럽의회 선거 공조를 논의했다고 밝힌 것에 대한 항의 차원이다.
이탈리아 극우·포퓰리즘 연립정부의 핵심인물인 디 마이오 부총리(노동산업부 장관 겸임)은 지난 5일 트위터를 통해 '노란 조끼' 시위를 이끄는 크리스토프 샤랑송을 프랑스에서 만났다고 밝히고 "변화의 바람이 알프스를 가로지르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리보 대변인은 이에 대해 "이웃 나라를 방문하면서 사전에 알리지도 않았다"면서 "가장 기초적인 외교적 관례와 예의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유럽의 통합을 좀먹는 국수주의적인 질병, 포퓰리즘, 유럽연합에 대한 불신을 후퇴시키려면 파트너 국가들을 제대로 대우하고 리옹-토리노 고속철 연결사업을 계속 추진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극우와 반체제 정당이 손을 잡은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부는 작년 6월 출범 이후 프랑스 정부 인사들과 줄곧 설전을 주고받으며 불편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 연립정부의 '실세'들인 디 마이오 부총리와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내무장관 겸임)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면서 양국관계는 2차대전 종전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프랑스는 최근 이탈리아의 행보가 '노란 조끼' 집회에서 분출된 서민들의 엘리트 계층과 중도파 정부에 대한 분노를 유럽의회 선거에서 이용하려는 의도라고 보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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