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승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정신력 다시 잡아야"
(원주=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8일 강원도 원주에서 열린 프로농구 원주 DB와 인천 전자랜드의 경기에서는 패한 팀 감독의 표정이 더 만족스러워 보였다.
이날 경기에선 전자랜드가 80-74로 승리, 최근 5연승을 내달리며 선두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격차를 3.5경기로 좁혔다.
반면 6강 경쟁에 1승이 아쉬운 DB는 이날 패배로 공동 5위 팀들과의 승차가 1경기로 벌어졌다.
그러나 경기를 마친 뒤 양 팀 감독의 표정만 봐서는 누가 승장인지 짐작하기 어려웠다.
진 팀의 이상범 감독은 "선수들이 잘 해줬다"며 "한 발 더 뛰는 농구를 했는데 3쿼터에 리온 윌리엄스가 파울 트러블에 걸리면서 추가 기울었다"고 아쉬워했다.
DB에선 팀 전력의 핵심인 마커스 포스터가 5일 고양 오리온과의 경기에서 무릎을 다쳐 이날 경기에 뛰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 한 명을 빼고도 DB는 4쿼터 중반 이후까지 대등하게 맞서며 잘 싸운 것은 물론 실책을 하나도 범하지 않는 진기록을 남겼다.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에서 '실책 0'을 기록한 팀은 2015년 11월 전주 KCC, 2017년 1월 부산 kt에 이어 이날 DB가 세 번째였다.
이상범 감독은 "오늘 우리가 졌지만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며 "실책이 없는 것도 과감하고 적극적인 공격이 부족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만큼 우리 선수들이 집중력 있게 경기에 임한 결과이기도 하다"고 칭찬했다.
반대로 이긴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인터뷰실에 들어오자마자 "경기 같지도 않은 걸 했다"고 불만부터 토로했다.
유 감독은 "포스터가 빠진 DB 선수들이 집중력이 좋았고, 우리는 선수들의 정신력을 못 잡는 감독인 저의 능력부터 문제"라고 자책했다.
DB가 실책이 없었다는 뜻은 뒤집어 보면 전자랜드가 스틸을 하나도 하지 못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현재 공동 3위에 무려 6경기 차로 앞서 안정적인 2위를 달리는 데다 최근 5연승, 최근 10경기에서 9승 1패 등 성적이 좋지 않으냐는 위안에 유 감독은 "5라운드에서 우리가 상대한 팀들을 보면 오늘 말고도 대부분 다 부상자가 있는 경우였다"고 답했다.
유 감독은 "우리가 더 높은 곳을 향하려면 선수들의 정신적인 면부터 다잡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인터뷰실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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