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美 원조는 '가짜 쇼'…가난한 콜롬비아에 갖다주라"

입력 2019-02-09 03:45  

마두로 "美 원조는 '가짜 쇼'…가난한 콜롬비아에 갖다주라"
국제중재모임 공동성명도 거부…"석유 수출 막으면 재앙적 결과"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미국의 원조를 '가짜 쇼'(fake show)로 규정하고 원조 물자 반입을 다시 한번 거부했다.
또 유럽연합(EU)의 지원 아래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위기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국제교섭그룹(ICG)'이 채택한 공동성명에 대해서도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카라카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마두로는 "정권 전복을 위해 기획되고 구경거리에 불과한 국제사회의 가짜 인도주의 원조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거지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베네수엘라는 지난 4년간 개입을 정당화하기 위해 워싱턴에 의해 조작된 인도주의적 위기를 겪고 있지 않다"며 "현재 베네수엘라 국경도시인 콜롬비아 쿠쿠타에 쌓여 있는 원조 물품은 가난한 콜롬비아 국민에게 배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미국이 지원한 인도주의적 구호 물품 100t을 실은 트럭들이 베네수엘라 국경도시인 콜롬비아 쿠쿠타에 도착했다.
미국은 인도주의적 원조를 요청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과 야권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2천만 달러어치의 비상 식품과 의약품 등을 보냈다. 캐나다는 4천만 달러의 원조를 약속했고, EU는 500만 유로의 원조를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다. 독일도 500만 유로의 지원을 결정했다.
과이도 의장을 비롯한 야권은 많은 국민이 식품과 의약품, 기초 생필품 부족 등으로 고통받는 만큼 외국의 원조를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마두로 정권은 미국 등 외세의 개입을 초래할 수 있다며 국경 다리에 장애물을 설치하고 반입을 막고 있다.
미국과 베네수엘라 야권은 원조를 통해 경제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의 우호적인 지지를 끌어내고 원조 물품 반입을 막는 군부에서 동요가 일어나기를 내심 바란다.
그러나 마두로 정권은 미국이 경제난의 여러 요인 중 하나인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것이 우선이며 원조를 계기로 미국이 군사 개입 등 내정간섭에 본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을 우려한다.

마두로는 ICG의 공동성명과 관련해서는 "우리는 공동성명 내용에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는 편파적이며 이념적 성질의 성명을 거부한다"면서도 "누구와도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ICG에 참여한 EU와 유럽 및 중남미 13개국은 전날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에서 베네수엘라 사태 해법을 도출하기 위한 첫 회의를 열어 조속한 대선 재실시와 국제사회의 직접적인 개입 자제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한 바 있다.
ICG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인도주의적 원조 제공과 재선거를 지원하기 위한 실무 사절단을 이른 시일 내에 파견하겠다며 지나치게 강압적인 외부 개입은 위기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마두로는 국영 석유기업 PDVSA 등 석유 부문에 대한 미국의 일방 제재에 대해 "베네수엘라산 석유 출하를 막게 되면 재앙적인 결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PDVSA와 미국 내 자회사 시트고의 직책 임명을 불법적으로 수용한 인사는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지난달 28일 베네수엘라의 '돈줄' 역할을 하는 국영 석유기업 PDVSA를 상대로 자산동결과 송금 금지 등의 제재를 가했다. 제제는 미국이 지금까지 베네수엘라에 취한 제재 중 가장 강력한 조치로, 마두로 정권의 '돈줄'을 차단하고 과이도 의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목적 아래 취해졌다.
베네수엘라는 과이도 의장이 지난달 23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현장에서 작년 5월에 치러진 대선이 주요 야권 후보의 가택연금 등으로 불공정하게 치러졌다는 이유를 들어 스스로 과도정부의 임시 대통령을 선언한 이후 극도의 정국 혼란을 겪고 있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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