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정치참여, 전통·규범 위배" vs "후보 될 자유·권리 있다"
우본랏 공주 총리 출마 적법성 판단할 선관위 판단에 이목 집중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마하 와치랄롱꼰(라마 10세) 태국 국왕의 누나인 우본랏 라차깐야(67) 공주가 3·24 총선에서 '탁신계 정당' 후보로 총리직 도전에 나서기로 한 데 대해 와치랄롱꼰 국왕이 제동을 걸었다.
공주는 여전히 왕실 가족의 일원인 만큼, 현실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우본랏 공주는 자신은 왕족이 아니라 평민이며, 총리 후보 출마는 헌법적 권리라고 반박했다.
9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와치랄롱꼰 국왕은 전날 밤 국영 방송을 통해 낭독된 왕실 성명을 통해 "우본랏 공주가 왕실법에 따라 왕족 신분을 포기했다고 하더라도 그는 여전히 짜끄리 왕조의 일원으로서 신분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본랏 공주는 1972년 미국인과 결혼하면서 왕족 신분을 포기했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그녀를 왕실의 일원으로 보고 있다.
국왕은 이어 "어떤 식으로든 고위 왕실 가족 구성원을 정치에 참여하게 하는 것은 오래된 왕실 전통 및 국가적 규범과 문화에 반하는 것이며, 매우 부적절한 행동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와치랄롱꼰 국왕의 우본랏 공주의 총리 출마에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한 만큼, 타이락사차트당의 총리 후보 지명에 대해 적법성 여부를 결정할 태국 선관위의 판단에 관심이 쏠린다.
태국 선관위는 오는 15일까지 우본랏 공주의 총리 후보 지명에 대한 적법성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앞서 군부와 가까운 국민개혁당도 "우본랏 공주의 후보 지명은 정당이 왕가를 선거운동에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면서 "선관위에 타이락사차트당의 총리 후보 지명을 무효로 할지 결정해줄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남동생인 국왕의 성명이 발표되기 전 우본랏 공주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발표한 성명을 통해 "나는 타이락사차트당의 후보가 되기를 결정할 수 있는 자유와 권리를 가진 평민"이라면서 "나는 태국 국민에 대해 아무런 특권도 갖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나의 출마는 태국을 번영으로 이끌기 위해 희생하겠다는 진정성과 목적에 따른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sout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