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앨범 '원트' 발표…샤이니 막내서 섹시한 솔로 '춤꾼'으로
"마이클 잭슨에 영향…가수로서 성취감 계속 느끼고 싶어"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무대에선 자부심과 자신감이 나오는 것 같아요. 겸손은 무대 아래서 보여주는 것이고, 무대에서만큼은 제 세상이란 생각으로 아낌없이 보여주려 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무대를 동경한 샤이니 태민(26)은 무대에 서면 애티튜드가 바뀌는 것 같다고 했다. 2008년 샤이니로 데뷔해 어느덧 12년 차 중견 아이돌이 되면서 굳이 연기하려 하지 않아도 체득한 표현이 자연스럽게 나온다는 것이다.
11일 두 번째 미니앨범 '원트'(WANT)를 발표하는 태민을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동 SM엔터테인먼트에서 만났다.
이 자리에서 보여준 타이틀곡 '원트' 안무 영상에서 태민은 '누난 너무 예뻐~'라던 샤이니 막내 이미지를 탈피하고 솔로로 궤도에 오른 모습이었다. 마치 음악에 취해 그 느낌을 몸으로 표현하는 듯했다. 미성의 보컬에 섹시한 이미지, 골반을 이용한 춤 동작과 날렵한 발놀림, 장갑을 낀 의상 등에선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뉘앙스도 풍겼다.
태민은 "잭슨은 수많은 이에게 영향을 끼쳐 저에게도 그 기반이 깔린 것 같다"며 "아이돌의 원초적인 이미지를 갖고 가고자 팝 기반을 세운 잭슨을 참고하는 게 도움이 된다. 차이가 있다면 잭슨의 퍼포먼스는 타이트하고 강렬하지만 저는 그걸 부드럽게 표현한다"라고 설명했다.
"2014년 첫 미니앨범의 '괴도' 때도 잭슨을 오마주했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잭슨은 모자, 장갑, 수트가 상징으로 그걸 통해 시그니처 이미지를 구축했죠. 저도 '괴도' 때는 허벅지에 벨트를 했고, '무브' 때는 민소매를 입었어요. 이번 '원트'의 시그니처는 장갑입니다."
태민은 솔로 앨범을 4장 내며 퍼포머로서 자신의 이미지와 아이덴티티를 공고히 하는 모양새다. '역솔남'(역대급 솔로 남자 가수)이란 수식어가 붙은 것도 그의 색깔이 어필되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목표는 춤과 음악을 통틀어 저만 할 수 있는 무브먼트를 보여주자는 것"이라며 "50% 정도는 왔으니, 남은 부분을 채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즘 정말 잘 하는 아이돌 친구들이 많고, 저는 구세대 아이돌로 넘어가는 시기여서 이젠 아이덴티티를 구축해 저란 콘텐츠가 확실하게 자리 잡도록 해야 해요. 태민이란 사람을 좀 더 보여주자는 생각이죠."
이를 위해 '원트'는 음악과 퍼포먼스, 이미지 모두 전작 '무브'의 연장선에서 심화한 느낌이다. 중성적인 섹시미에서 옴므파탈(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남자) 이미지로 옮겨갔고, 절제된 섹시함이 강조된 춤은 한층 시원해졌다.
그는 "'무브' 춤은 정적이고 폭발력이 떨어졌다"며 "이번엔 퍼포먼스의 기승전결이 뚜렷하고 전작의 단점을 보완해 간지러운 느낌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팝이 기반인 앨범 전체적으로도 태민의 음악 색깔을 보완한 인상을 준다. '원트'는 상대를 유혹하는 메시지가 담겨 기존 색인 어둡고 몽환적인 분위기지만, '아티스틱 그루브'(Artistic Groove), '트루스'(Truth) 등 수록곡에서 밝고 긍정적인 노래로 포인트를 줬다.
그러나 아무래도 퍼포먼스를 내세우다 보니 음악의 대중성이란 측면에서 간극이 있단 지적도 있다. 컬러풀하고 청량한 느낌의 샤이니 음악과도 확연히 구분된다.
"대중성의 정의를 내리기 어렵더라고요. 제가 좋아하는 음악이 현실적으로 추구하는 대중성과 거리가 있어요. 샤이니는 멤버들의 시너지를 폭발시킨 결과물이고, 솔로로는 저란 사람의 내면을 보여주는 것이니까요. 저를 정확하게 보여주고 싶거든요."
그는 또 10여년간 이미지 소비에 대한 고민, 대중에게 노출되는 삶의 어려움 등 중견 아이돌로서 느끼는 감정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어릴 때의 사랑스러운 이미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없어지는 레퍼토리이니 새로운 기대치를 주는 것은 어려운 숙제죠. 보이는 삶이니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고, 사건 사고도 조심해야 하는 것도 힘든 점이고요."
그래도 가수로서 얻는 즐거움과 성취감이 너무 크기에 다른 분야로 곁눈질하기 보다 한 우물을 파겠다는 각오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하나에 꽂히면 오래 하는 성향"이라며 "가수로서 큰 성취감이 있었고, 달성하고 싶은 목표도 생기는 것 같다. 뭔가를 이뤘을 때의 행복감을 계속 느끼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 "어릴 때는 단순히 1등, 대상이 중요했다면 지금은 가수란 직업에 애정이 생겨 '난 이런 가수였다'며 떳떳하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태민스럽다', '태민 색깔'이란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다. 비슷하지 않은 특별한 가수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금의 그를 있게 해준 샤이니는 멤버 온유가 지난해 12월 입대했고 키도 다음 달 입소해 활동이 잠시 멈춰선다. 곁을 떠난 고(故)종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그는 "괜찮다가도 정말 문득문득 생각난다"고 먹먹해졌다.
"샤이니가 지난해 3장의 앨범을 냈어요. 멤버들끼리 숨기 보다 보여주자고 했죠. 저희도 똑같이 할 테니, 여러분도 똑같이 대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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