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3대 신용평가사 모두 '투자적격' 판정…경기는 여전히 침체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9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을 '정크'(투기등급) 수준에서 '투자적격'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러시아가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투자적격 판정을 받았다.
러시아 RBC 통신 등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날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 수준인 'Ba1'에서 투자적격 등급의 마지막 단계인 'Baa3'로 한 단계 상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신용등급 상향 조정 조치에 대해 "최근 몇 년 동안 진행된 러시아의 금융시장 안정화 정책과 새로운 (서방의 대러) 제재를 포함한 대외 충격 취약성 완화 정책의 긍정적 영향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최근 몇 개월 내로 미국이 자국 투자자들의 러시아 국채 및 국영은행·국영기업 증권 매입 금지와 같은 신규 대러 제재를 취할 가능성이 크지만, 그 영향이 러시아의 신용 환경에 심각한 피해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무디스는 또 러시아 정부가 지난해 단행한, 연금 수령 연령 상향 조정을 골자로 한 연금법 개혁도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했다.
무디스의 등급 상향 조정으로 러시아는 피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투자 적격 판정을 받게 됐다.
S&P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인 'BB+'에서 투자적격 등급인 'BBB-'로 한 단계 올린 바 있다.
다른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지난 2017년 9월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투자적격 마지막 단계인 'BBB-'로 그대로 유지하면서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이날 무디스의 등급 상향 조정에 대해 합당한 결정이라고 환영하면서도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디스가 러시아의 명백한 경제 정책 성공을 합당하게 평가했다"면서 "이제 세계 3대 신용평가사가 모두 고객에게 러시아 투자를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 경제는 2018년 하반기부터 나타난 신흥경제국 시장에서의 불안정성 시기에 대외 충격에 대한 안정성을 확실하게 과시했다"면서 "러시아는 이 시기를 큰 손실 없이 극복했다"고 자평했다.
러시아 경제는 2014년 크림반도 병합에 따른 서방 제재와 국제 유가 하락 등으로 여전히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의 긍정적 신용등급 평가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경기는 올해도 침체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올해 자국 경제성장률을 1.2∼1.7%로 전망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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