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돼지해 맞나? 중국 TV서 돼지 찾아보기 힘들어

입력 2019-02-1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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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돼지해 맞나? 중국 TV서 돼지 찾아보기 힘들어
"돼지 금기시하는 이슬람교도 의식해 애써 숨겨"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올해 '황금돼지해'를 맞았지만 정작 중국 TV에서 돼지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10일 보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중국 관영매체인 중앙(CC)TV가 매년 춘제(春節·중국의 설) 전날 밤에 방송하는 특집 프로그램 '춘완'(春晩)은 올해도 큰 인기를 끌었으나, 4시간 넘게 이어진 방송 내내 돼지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중국인들은 춘제 전날 저녁부터 자정까지 수 시간 동안 방송되는 춘완을 가족과 함께 보면서 설을 맞이한다.
올해 춘완을 시청한 사람은 11억7천300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4천200만 명 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TV 외에도 각종 앱과 소셜미디어 등으로 쇼를 본 사람을 모두 합친 것이다.
올해 춘완에 돼지가 등장하지 않은 것은 중국 내 2천만 명에 달하는 이슬람교도를 의식한 조치로 여겨진다.
이슬람교도는 돼지고기를 먹지 않을 뿐 아니라 돼지라는 말을 입에 올리지도 않는다.
이로 인해 이슬람교도가 많은 중국 일부 지역의 관영매체는 돼지고기(猪肉)를 '다로우'(大肉·큰 고기)로 바꿔 부른다.
지난 1995년 돼지해에는 춘완에서 돼지머리 모양의 장식이 무대 상부에 걸릴 예정이었으나, 방송 직전 당국이 이를 '춘(春)'자 장식으로 바꾸기도 했다.
SCMP는 "당국은 중국 내 이슬람교도를 의식해 신중한 행보를 보이지만, 일부에서는 당국이 중국 내에서 소수에 불과한 이슬람교도에 지나치게 저자세를 보인다는 비판도 나온다"고 전했다.
이슬람교도에 대한 인권 탄압 비판을 의식해 중국 당국이 일부러 이슬람교도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해석도 있다.
1천100만 명의 위구르족 이슬람교도가 사는 중국 신장웨이우얼 자치구에서는 중국 정부가 위구르인을 마구잡이로 잡아들여 강제수용소에 구금한다는 언론과 국제기구의 고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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