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BS 방송 인터뷰…"왕세자 무관…직무범위 벗어난 관리들 소행"
(워싱턴 AFP=연합뉴스) 터키에서 벌어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을 수사하고 피의자들을 기소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사체 행방에 대해서는 모르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아라비아 외교담당 국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방영된 미국 CBS 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카슈끄지 살인이 '직무 범위를 벗어난' 관리들에 의해 자행됐다고 밝혔다.
카슈끄지는 지난해 10월 개인 용무로 주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했다가 사우디에서 파견된 정보요원들에게 피살됐다.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이 사건의 배후라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사우디 정부는 이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사우디 검찰은 사건 피의자 11명을 기소하고 이 가운데 5명에 대해 사형을 구형하는 등 사법 절차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알주바이르 장관은 카슈끄지의 시신 소재에 관한 질문에 "우리도 모른다"며 담당 검사가 터키에 증거를 요청했으나 어떤 대답도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는 구금된 피의자들이 사체의 행방에 대해 말해줄 수 없느냐는 물음에는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시신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캐묻고 있다. 조사가 진행 중인데, 결국 진실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주바이르 장관 인터뷰 녹화는 지난 8일 진행됐다.
그날은 미 의회가 요청한 카슈끄지 살해 지시자 관련 보고의 마감 시한이었지만, 무함마드 왕세자를 두둔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를 무시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빈살만 왕세자가 이번 사건의 배후라는 결론을 내렸지만, 사우디 측의 부인 속에 백악관은 CIA의 조사 결과를 애써 외면해왔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카슈끄지가 사우디로 돌아오지 않으면 총알을 가지고 그를 좇을 것'이라는 빈살만 왕세자와 최측근 간의 2017년 통화내용을 CIA가 감청을 통해 확보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알주바이르 장관은 "익명의 출처를 인용한 보도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며 "왕세자는 (살해) 명령을 하지 않았으며, 정부가 승인한 작전이 아니다"고 말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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