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반쪽 전대 되나…洪사퇴 속 당권주자·지도부 벼랑끝대치(종합)

입력 2019-02-11 16:28   수정 2019-02-11 17:09

한국당 반쪽 전대 되나…洪사퇴 속 당권주자·지도부 벼랑끝대치(종합)
'불출마' 홍준표 "탄핵뒤치다꺼리 정당 미래 없다"며 황교안 겨냥
비대위·선관위 "연기불가" 재확인…오세훈 등 후보 5명 이틀째 일정 전면취소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이동환 이은정 기자 = 자유한국당 지도부와 당권주자들은 전당대회 후보 등록일을 하루 앞둔 11일 북미정상회담과 겹친 2·27 전당대회의 일정 변경 문제를 놓고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갔다.
전대 일정 연기를 요구하며 '후보등록 거부'라는 배수진을 친 당권주자 5명과 불가 입장을 고수하는 당 지도부가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거물급 후보인 홍준표 전 대표가 불출마를 공식 선언하자 '반쪽 전대'가 현실로 닥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게다가 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5·18 민주화운동 모독 망발로 여론의 비판을 자초하면서 자칫 컨벤션 효과로 상승세를 타던 전대에 찬물이 끼얹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당 비상대책위원회와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대 일정 연기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거듭 확인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회의에서 "북핵 문제가 하나도 해결된 게 없는 상황에 우리가 기민하게 대처할 막중한 책임이 있으므로 회담 결과가 나오기 전에 전열을 가다듬어야 한다"며 "전당대회는 미북정상회담 결과가 나오기 전인 27일에 예정대로 치르는 게 옳다"고 말했다.
당 선관위는 이날 오전 전대 연기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긴급 전체회의를 지난 8일에 이어 재소집했으나, 일정 변경은 없다는 결론을 냈다.
박관용 선관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권주자들의 전대 연기 요구와 관련, "결정을 두 번 하는 경우가 있나. 보이콧하는 건 그 사람들 사정이지 우리와 관계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한국당 박관용 "전대 보이콧? 그들 사정…우리와 관계없다" / 연합뉴스 (Yonhapnews)

이에 앞서 박 위원장은 "일정 변경 시 선관위원장직을 사퇴하겠다"고 초강수를 뒀다.
전날 긴급 회동을 갖고 2주 이상 전대 일정을 연기하지 않을 경우 12일 후보등록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당권주자들은 이틀째 일정을 전면취소하고 비대위에 대한 압박을 계속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심재철·안상수·정우택·주호영 의원 등 5명은 이날 언론 인터뷰와 지역 방문 등 공개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단일 대오'를 유지하며 비대위 차원의 논의를 예의주시했다.
심재철 의원은 성명을 내고 "지난 20여일 공당이 단 한 사람에 의해, 단 한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모양새로 돌아가고 있다"며 "단 한 사람을 위한 옹립용 전대로 전락하는 게 누구에게 이득인가. 당 대표 선거가 특정인의 무혈입성을 위한 요식행위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상수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당 선관위가 비민주적이다. 왜 후보들 6명이 하는 얘기를 깊이 고민해서 결정하지 않고, 한 번 자기들끼리 결정하면 바로 밀어붙이고 우리들한테 강요하는 그런 방식으로 하나"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정우택 의원은 통화에서 "이렇게 하면 황교안, 김진태 두 사람끼리 전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했고, 오 전 시장 측도 "후보 등록일까지 6명이 같은 입장을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전대 불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전 대표는 입장문과 페이스북 글에서 "이번 전대는 모든 후보자가 공정한 경쟁을 해 우리 당이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가 돼야 한다. 탄핵 뒤치다꺼리 정당으로 계속 머문다면 이 당의 미래는 없다"며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겨냥했다.
이런 가운데 황 전 총리와 김진태 의원 두 후보는 예정대로 12일 후보등록을 하기로 하고, 이날 각각 부산과 제주를 찾아 당원들과 만나는 등 정상적으로 일정을 소화했다.
황 전 총리는 부산지역 원외 당협위원장과 오찬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전대 날짜는) 여러 번 이야기했지만, 당에서 결정할 것이고 당의 방침을 따르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한국당 제주도당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전대는) 당에서 정한 날짜에 따라야 한다. 일정 연기가 불가능하다는 건 당연한 조치"라며 "당을 위하는 마음으로 모두 같이 뛰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같은 '강 대 강' 대치는 다음날 후보등록 마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최악의 경우 6명의 후보가 실제 불출마를 선언해 이번 전대가 황 전 총리와 김 의원만으로 치러지는 것 아니냐는 당내 우려도 점차 커지고 있다.
다만 비대위가 후보등록 마감 전까지 계속해서 전대 주자들을 설득해보겠다는 입장인 데다 당내에서조차 분열 양상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만큼, 양측이 극적으로 막판 타협을 이뤄낼 가능성도 현재로선 없지 않다.
yjkim8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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