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라도 빨리' 아파트 단지 입구에 소방차 출동로 표지선

입력 2019-02-11 14:55   수정 2019-02-11 15:14

'1초라도 빨리' 아파트 단지 입구에 소방차 출동로 표지선
광주 북부소방서, 관내 우산동 아파트서 전국 첫 시범사업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복잡한 아파트 단지의 구조를 한 번에 파악해 출동할 수는 없을까?"
광주 북부소방서가 11일 전국 최초로 관내 북구 우산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 소방 출동로 표시선 사업을 진행해 눈길을 끈다.
고민의 시작은 현장 경험에서 나왔다.
깜깜한 한밤중 아파트 단지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차는 6개 동이 미로처럼 얽혀 있는 아파 단지에서 지체하기 일쑤였다.
아파트 단지 입구에 주차한 차량이라도 한 대라도 있으면, 덩치가 큰 소방차를 갈 곳을 잃고 이리저리 뱅글뱅글 돌 수밖에 없었다.
지역 119안전센터장 시절 이 같은 낭패를 수두룩하게 경험한 오광훈 광주 북부소방서 예방총괄 계장은 계장으로 승진해 자리를 옮기자마자 소속 팀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모았다.

"고속도로 진출입로에 표시된 도로 표시선을 아파트 단지 입구에 그리면 어떨까요?"
소방대원들은 참신한 아이디어를 냈고, 빠듯한 소방예산을 쪼개 100여만원이 훌쩍 넘는 예산을 확보한 소방대원들은 당장 실행에 옮겼다.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 입구에 113m의 소방 출동로 표시선을 그리기로 하고, 주민 협조 먼저 구했다.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소방차가 1초라도 빨리 출동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라고 사업 추진을 반겨, 전국 최초로 아파트 단지 소방 출동로 표시선 그리기 사업이 시행되게 됐다.
이날 해당 아파트 단지에는 아파트 동을 표기한 숫자와 함께 분홍색과 파란색으로 표시선이 그려졌다.
단지 내 갈림길마다 좌회전 또는 우회전하면 어느 동에 도착할 수 있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간편한 표시선이 새로 생겼다.
표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이 아파트 단지를 처음 방문하는 사람도 손쉽게 아파트 구조를 파악할 수 있어 주민들의 반응도 좋았다.
특히 표시선이 도로 차선과 같은 재질로 그려져, 야간에도 눈에 잘 띄어 소방출동 시간을 단축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 북부소방서 측은 "작년 8월부터 시행된 소방기본법 개정안에 따라 공동주택 내 소방차 전용구역의 중요성을 알리고 신속한 출동로 확보를 위한 'COLOR LINE'을 설치했다"며 "이범 시범사업의 반응이 좋아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pch8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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