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I보고서 "北, 우주의 평화적 이용 가장해 탄도미사일 기술 개발"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 위성을 타격할 수 있는 첨단 레이저 무기를 개발 중이라고 미 국방부가 경고했다.
북한과 이란 역시 미국의 우주 역량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은 11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을 담은 '우주 안보에 대한 도전'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펴냈다고 CNN 방송 등이 보도했다.
DIA는 보고서에서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우주 기반 시스템 의존을 악용하거나 우주에서의 미국 지위에 도전하기 위한 다양한 수단을 개발 중"이라고 평가했다.
내비게이션, 정보 수집, 북핵과 중·러 군사활동 감시, 미사일 탐지 등에 폭넓게 사용되는 미국의 위성들이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에 놓일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구체적으로 러시아와 중국이 전자전(戰) 시스템, 레이저 무기를 포함한 지향성에너지무기(DEW), 운동성 대(對) 위성 미사일 등의 위성 공격용 무기를 개발하는 것으로 명시됐다.
보고서는 중·러가 "위성과 그 센서를 방해하거나 훼손할 수 있는 레이저 무기를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은 2020년까지 저궤도 우주기반 센서에 대응할 수 있는 지상기반 레이저 무기를, 2020년대 중후반까지 비(非)광학위성의 구조물에도 위협을 가할 고출력 시스템을 각각 배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의 경우 이미 위성 센서에 대항하는 레이저 무기 시스템을 사용할 제한적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DIA의 진단이다.
러시아도 지난해 7월 이전 항공우주군에 대 위성 임무를 위해 만든 것으로 보이는 레이저 무기를 배치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어 "러시아가 (미국의)우주기반 미사일 방어 센서를 상대하는 (대 위성)레이저 무기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우주 기반 미사일 방어전략에 맞설 무기를 러시아가 개발하고 있다는 설명으로 보인다.
레이저 무기 외에도 중국은 이미 저궤도 위성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해 운용 중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군은 저궤도 위성을 공격하기 위한 지상기반 미사일을 만들고 이를 운용할 부대를 창설해 이미 훈련을 시작했다.
러시아 또한 저궤도 위성을 공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외에 지상기반 이동식 미사일을 개발 중이며, 몇 년 안에 운용할 수 있을 것으로 DIA는 전망했다.
보고서는 중국과 러시아 외에 우주에서 미국에 도전할 수 있는 나라로 북한과 이란을 꼽았다. 이란과 북한은 우주기반 서비스를 이용하는 군대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대(對) 우주 역량을 갖췄다는 것이 DIA의 평가다.
DIA는 보고서에 북한 챕터를 별도로 만들어 "북한은 GPS와 위성통신 방해를 포함한 비운동성(non-kinetic) 대 우주 역량을 보여줬고, 이론상 적국의 위성을 겨냥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과 우주발사체(SLV)를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운동성이란 인명을 살상하지 않고 적국의 무기나 시설을 무력화하는 무기를 가리킬 때 사용하는 군사 용어다.
그러면서 "북한은 이란과 마찬가지로 우주 공간을 적대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북한이 위성 2개를 궤도에 올려놓고 '우주 야망'을 역설하고 있지만 "그들의 프로그램은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가장해 탄도미사일에 사용되는 기술을 테스트할 수 있게 해줬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러한 시스템은 북한에 장거리 다단식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 데 적용할 수 있는 귀중한 데이터를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이 우주 프로그램을 관리하고 있으며, 평안북도 서해위성발사장과 평양 내 우주추적 관련 시설들이 2012∼2016년 위성 발사들을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동해안의 옛 우주발사장은 2009년 이후 사용되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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