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알-카타니 처벌 압박, 사우디 반발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미국이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오른팔'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총책으로 알려진 핵심 측근을 처벌토록 압박하고 있으나 사우디가 반발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빈살만 왕세자의 최측근인 사우드 알-카타니(40)는 카슈끄지 살해 사건 이후 핵심 주모자로 빈살만 왕세자의 최고위 보좌관직에서 해임됐으나 여전히 비공식 보좌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이에 사우디 측에 알-카타니를 사건 주모자로 처벌할 것을 압박하고 있으나 사우디 측은 그에 대해 '결정적인 조치'를 취하는데 반발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미 관리들은 알-카타니가 지속해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자체가 카슈끄지 살해 사건에 대한 사우디 정부의 미흡한 대처를 반영하는 것으로 비판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 국무부의 한 고위관리는 WSJ에 '알-카타니가 자신의 행동에 별 제약을 받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정부는 카슈끄지 살해에 연루된 알-카타니와 다른 사우디 관리들에 대해 제재를 부과, 이들과 미국인과의 거래를 금하고 있다. 터키 정부는 '주범'인 알-카타니가 터키에서 처벌받도록 그의 인도를 사우디에 요구하고 있다.
사우디 관리들에 따르면 알-카타니는 카슈끄지 사건이 발생하기 전 빈살만 왕세자의 핵심 측근으로 사우디 내정과 외교 양면에서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알-카타니는 빈살만 왕세자의 엄호 아래 국내 언론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3천여명의 강력한 팀을 구성해 소셜 미디어상의 정부 비판자들을 감시,협박해왔다고 WSJ은 전했다.
알-카타니는 카슈끄지 사건 발생 후 터키 측이 확보한 증거들을 보고받은 살만 사우디 국왕에 의해 해임됐으나 여전히 빈살만 왕세자의 비공식 보좌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사우디 관리들은 전하고 있다.
알-카타니는 공식 해임 이후에도 여전히 왕실 보좌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국내 언론인들에게 지침을 하달하거나 빈살만 왕세자와의 면담을 주선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델 알-주베이르 사우디 외교장관은 지난주 카슈끄지의 살해를 '엄청난 실수'라고 지적하면서 "법적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절차가 마무리된 다음 우리를 평가하라. 절차가 마무리되기 이전에 우리를 심판하지 말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사우디와의 관계를 이유로 빈살만 왕세자를 비난하는데 주저하고 있으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비롯한 다른 관리들은 사우디 측에 사건 조사 압박을 가하고 있다.
사우디 검찰은 카슈끄지 사건과 관련해 11명을 기소했으나 알-카타니는 아직 기소되지 않았으며 추가로 조사하고 있는 10인에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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