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미국 의회에 '핵 선제 불사용'(No First Use) 법안이 발의됐다고 미 인터넷 매체 복스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미국이 핵 공격을 받지 않는 한 먼저 상대국에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법으로 정하는 것이다.
복스에 따르면 2020년 미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차기 주자로 거론되는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이 2주일 전 핵 선제 불사용 원칙을 담은 법안을 발의했다. 하원에서도 같은 당 애덤 스미스(워싱턴) 군사위원장이 유사한 법안을 제출했다.
워런 의원이 낸 법안은 본문에서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지 않는 것이 미국의 정책이다'라는 짧은 내용을 담았다.
복스는 이들 법안에 대해 "미국의 핵무기 정책을 변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기에 '핵 없는 세상' 공약을 구체화하기 위해 핵 선제 불사용 원칙을 천명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행정부 안팎의 반대로 실행되지는 않았다.
이 원칙은 '적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먼저 핵을 전쟁 무기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약속이다. 중국은 처음 핵실험을 한 1964년에, 인도는 2003년에 각각 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 2일 러시아가 '9M729' 순항미사일(나토명 SSC-8)을 개발·배치해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을 위반했다며 6개월 이내에 위반 사례를 제거하고 조약을 준수하지 않으면 INF에서 탈퇴하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핵 선제 불사용 원칙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7일 보도해 국제사회에서 핵전력 경쟁이 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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