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삼성중 크레인 사고 다국적기업들도 책임 있다"

입력 2019-02-13 16:01  

"2년 전 삼성중 크레인 사고 다국적기업들도 책임 있다"
크레인사고 피해노동자 지원단 기자회견…"OECD 국가연락사무소에 진정 진행"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2017년 5월 1일 발생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크레인 사고와 관련해 다국적기업들의 책임을 묻는 진정이 추진된다.
마산창원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경남지부, 전국금속노동조합법률원,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법 등 단체로 구성된 '마틴링게 프로젝트 삼성중공업 크레인사고 피해노동자 지원단'과 '기업인권네트워크'는 13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 단체는 "노동절 삼성중 크레인 사고가 발생한 지도 만 2년을 채워가고 있다"며 "정부 차원 대책 발표와 국민참여진상조사위원회의 진상조사가 있었지만, 여전히 사고 진상은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마틴링게 프로젝트를 공동 시공한 삼성중공업과 프랑스 테크닙(Technip)사, 당시 운영사인 노르웨이 토탈 노지사(Total Norge)와 프랑스 토탈(Total)사에 대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다국적기업에 관한 가이드라인 위반을 이유로 OECD 국가연락사무소(NCP)에 진정을 진행한다"고 소개했다.
OECD는 1976년 다국적기업이 해외활동 진출국에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행동규범인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이 가이드라인을 수락한 국가는 각 국가 내에 가이드라인 이행을 위한 NCP를 설치하고 매년 OECD 이사회에 그 활동을 보고해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산업통상자원부 해외투자과에 NCP가 설치돼 있다.
NCP는 인권, 고용 및 노사관계, 환경, 소비자보호, 조세 등 11개 장으로 구성된 가이드라인을 다국적기업이 위반하지 않는지 살펴본다.
이들 단체는 "삼성중공업은 크레인 충돌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대책을 수립하지 않았고 설비 개선, 충돌 예방을 위한 신호체계 개선 등을 하지 않았다"며 "크레인을 중첩하는 공법을 결정하고 실행 전 사전위험성평가를 시행하지 않아 노동자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발주사와 공동시공사는 이러한 위험을 사전에 알았을 것으로 보이지만 예방하거나 완화할 방법을 찾거나 실행하지 않았다"며 크레인 사고와 관련한 다국적기업들의 책임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크레인을 중첩하는 시공방법 변경은 발주사 승인을 거치고 이 과정에서 발주사는 사전위험성평가 등 안전대책 수립 여부를 보고받는 등 확인해야 한다"며 "발주사와 공동시공사가 위험을 인지했음에도 이를 예방하기 위한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NCP 진정을 통해 2017년 5월의 크레인 사고가 노동자 사고 및 부상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통용되는 규제기준과 업계 규범을 준수하지 않았음을 밝히고자 한다"며 "삼성중공업과 다국적기업들이 공동 책임이 있음을 명확히 한다"며 NCP 진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발주, 수주, 생산과정에서부터 노동안전을 규정하고 이를 최우선적인 가치로 둘 수 있는 대책과 기업의 인식 전환을 촉구한다"며 "이번 진정이 노동환경과 안전에 대해 선진적 기준과 규제가 적용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는 2017년 5월 1일 오후 2시 50분께 프랑스 토탈사로부터 5억달러에 수주한 해양플랫폼인 '마틴링게 플랫폼' 작업장에서 발생했다.
800t급 골리앗 크레인과 32t급 타워크레인이 충돌해 타워크레인 붐대(지지대)가 넘어지면서 주변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6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쳤다.
b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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