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서 대규모·자발적 만세운동이 가능했던 이유는?

입력 2019-02-13 16:39  

김해서 대규모·자발적 만세운동이 가능했던 이유는?
3·1독립운동 100주년기념학술회 열려…토지 잠식한 일본인들에 대한 저항의식 형성 등 원인



(김해=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13일 오후 김해시청 대회의실에서 김해시와 의회, 독립운동기념사업회 관계자, 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1회 김해 3·1독립운동 100주년기념학술회가 열렸다.
김광호 김해3·1독립운동기념사업회장은 인사말에서 "이번 학술회는, 스스로 역사의 이름 없는 주인공이 돼 나라를 위해 초개와 같이 목숨을 버리고 스러져간 선조들의 영전에 우리 후손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인가를 일깨워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허성곤 시장과 김형수 시의회 의장이 나서 기념사와 격려사를 했다.
이날 학술회는 그동안 김해지역 3·1독립운동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김해 출신 배동석·배치문 지사의 독립운동과 진영·장유지역 만세운동을 체계적으로 조명하는 첫걸음을 내디뎠다는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됐다.
행사는 김해시가 주최하고 김해근대역사위원회, 3·1동지회 김해지회, 진영 기미독립만세운동기념사업회, 배치문 추모회 등이 후원했다.
이날 주제 발표자론 사단법인 3·1운동기념사업회장 이정은 박사가 먼저 '배동석 지사의 3·1독립운동과 김해 만세시위'를 주제로 독립운동에 바친 배 지사의 짧은 생을 소개했다.
배 지사는 중학생 시절부터 배일 혐의로 옥고를 치른 데 이어 만주에서 김좌진 장군과 함께 활동하다 귀국, 세브란스 의학전문학교 재학 중 3·1운동 학생 대표단으로 활동했다.
그는 서울과 경남을 오가며 밀사 역할을 겸해 만세시위를 하다 검거됐지만, 전향을 거부하다 모진 고문을 당한 데다 결핵에 걸려 30대 초반의 아까운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두 번째는 김해 한림 출신인 배치문 지사가 전남 목포와 만주 등 해외에서 벌인 독립운동을 광주광역시 동부교육지청 권도균 연구사가 발표했다.
배치문 지사는 3·1만세 시위를 거쳐 중국으로 건너가 의열단 활동을 하다 귀국, 노동·사회주의 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하다 해방을 보지 못하고 1942년 옥사했다.
세 번째는 '진영지역 3·1운동의 발생 배경과 전개과정'을 동아대학 이가연 초빙교수가 발표했다.
진영은 다른 지역에서 독립선언서를 건네받거나 서울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의 도움으로 시위를 일으킨 것이 아니라 향촌사회 내부에서 독자적으로 시위를 준비한 경우다.
이곳에선 일찍 일본인들이 진출해 토지를 계속 잠식, 이들에 대한 적대감과 저항의식이 다른 지역보다 뿌리 깊게 형성됐고 지역민 간 신뢰와 단결이 끈끈했던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네 번째는 이홍숙 창원대학 외래교수가 3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해 전쟁을 방불케 한 양상을 보였던 장유 무계장터 만세시위에 대해 '장유의 만세운동과 조순남의 '김승태만세운동가'의 관계적 고찰'이란 제목으로 발표를 했다.
당시 김종훤·김승태가 주동이 되고 김용주·조용우·조항래·최현호 등이 사전에 철저히 역할을 분담해 태극기와 북·나팔 등을 준비했다. 장소는 김해평야를 배경으로 한 무계장터인 데다 바로 옆에 배 선착장인 범동포가 있었다.
특히 이 교수는 사위 주동자인 김승태의 어머니 조순남이 조선 후기 명문가 여성들의 특유한 문학 장르인 내방가사 형식을 빌려 만세운동과 아들의 수감·면회·재판·출감 등 전 과정을 기록한 자료를 상세히 소개하고 조순남 역시 한 명의 독립운동가로 평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b940512@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