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연초 대만과의 무력통일 불사 방침을 표명한 것을 계기로 양안(중국과 대만)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재대만협회(AIT)가 대만독립 국민투표 실시 방안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AIT는 대만 주재 미 대사관격 단체로, 1979년 미국이 중국과 수교하면서 대만과 외교 관계를 단절한 이후 양자 교류를 위해 세운 단체이다.
14일 빈과일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전날 어맨다 만수르 AIT 대변인이 미국은 양안 현 상황의 변화를 야기하는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행동을 반대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는 미국이 오랫동안 견지해 온 정책으로, 우리는 대만독립 국민투표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대만독립 국민투표 실시 방안은 지난해 4월 창설된 대만 독립추진단체인 포모사(喜樂島)연맹이 지난달 말 입법위원(국회의원)들에게 국민투표법 수정 지지 서명 동참을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열면서 쟁점으로 떠올랐다.
리덩후이(李登輝)·천수이볜(陳水扁) 두 전직 총통이 후원하는 포모사연맹은 대만 명의의 유엔가입과 대만이 중국으로부터 공식적으로 독립을 선언할 것인지를 묻는 국민투표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투표를 실시하려면 헌법과 영토 문제에 관한 투표를 금지한 현행 법률의 개정이 필요해 이들은 민진당 정부에 법 개정을 요구 중이다.
포모사연맹의 기자회견 후 지난 12일 미국 워싱턴 브루킹스 연구소 동북아정책연구센터의 리처드 부시 3세 소장이 공개서한 형식으로 미국은 줄곧 양안의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현 상황을 변화시키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자 포모사 연맹의 발기인이자 대만 공중파 FTV의 회장인 궈베이훙(郭倍宏)은 "대만의 후손의 생존 권익을 위해 독립 국민투표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결국 AIT가 나서 미국은 대만독립 국민투표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발표하기에 이른 것이다.
대만 외교부도 대만은 민주국가로서 국민의 국민투표 권리 행사와 그 결과를 존중하지만,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고려해 국민투표 처리에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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