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비하' 논란 프라다, 다양성위원회 설치

입력 2019-02-15 10:13  

'흑인 비하' 논란 프라다, 다양성위원회 설치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과거 흑인을 조롱하는데 사용한 '흑인가면'(blackface)을 연상케 하는 제품으로 물의를 빚은 이탈리아 명품 패션 업체 프라다가 다양성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AP통신은 14일(현지시간) 프라다가 다양성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고 아프리카 미술 작가 티에스터 게이츠와 성폭력 피해 고발 운동인 '미투'(Me Too·나도 당했다)의 기수로 꼽히는 영화감독 에바 두버네이를 위원장으로 위촉했다고 보도했다.
프라다 측은 사내와 패션업계에서 유색인종의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다양성위원회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프라다의 흑인 인형 액세서리가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일으킨 데 따른 것이다.
프라다는 지난 연말 검은 얼굴과 붉은 입술을 과장한 신제품 액세서리를 출시했다. 550달러(한화 약 62만원)에 달하는 이 제품은 19세기 백인극에서 흑인 노예를 조롱하기 위해 사용한 흑인 가면을 연상시킨다는 비난을 받았다.
논란이 거세지자 프라다는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을 혐오한다고 사과하고 해당 제품의 판매를 중단했다.



그러나 구찌가 검은색 터틀넥 스웨터 신제품을 내놨다가 흑인 비하 논란에 휘말려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신발 브랜드인 케이티 페리의 제품도 물의를 일으키는 등 인종차별 문제가 패션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올해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 올라 있는 흑인 감독 스파이크 리는 흑인 디자이너를 고용할 때까지 프라다와 구찌 제품을 입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프라다의 CEO 겸 수석 디자이너인 미우치아 프라다는 "다양한 인재를 채용하고 양성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패션 산업 내 유색인종의 목소리를 강화하고 패션계가 우리가 사는 세상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성위원회를 맡은 티에스터 게이츠는 "프라다와 함께 일하게 돼 기쁘다"며 자신의 역할이 광범위한 문화적 소통에서 빠져있는 유색인종의 목소리를 키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ind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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