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기업·부품업체 등 '감원 한파' 불어닥쳐
고용지원센터 "구인업체 없어 채용박람회 취소"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미국과의 무역 전쟁 영향 등으로 중국의 경기하강이 본격화하면서 중국 서부 내륙지역도 실업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5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발표한 지난해 12월 도시지역 공식 실업률은 3.8%였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내놓은 또 다른 실업률 통계도 4.9%로 전달보다 0.2%포인트 올라 양호한 수준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별로 없다.
중국 인민대학 산하 연구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수출 제조업체가 밀집한 중국 동부 해안지역의 대도시 신규 일자리 공급은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다.
중국 서부 내륙지역은 이보다 더욱 심각해 신규 일자리 공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77% 급감했다.
서부 내륙지역의 대표적인 산업도시인 충칭(重慶)의 상황은 심각한 실업난을 여실히 드러낸다.
충칭의 최대 고용주 중 하나인 자동차제조업체 창안포드는 중국 자동차 내수시장이 심각한 불황을 겪으면서 지난해 말부터 임시 계약직 노동자를 해고하고 있다.
한 창안포드 노동자는 "내가 아는 것만 130명 이상의 계약직 노동자가 해고당했다"며 "남은 사람들도 야근이 없어지는 바람에 월급이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자동차 제조업체에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들도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어 감원에 나서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충칭의 지난해 산업생산 증가율은 3%로 3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충칭의 핵심 산업인 자동차 생산량은 17.3% 급감해 충격을 던졌다.
충칭의 작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에 그쳐 목표인 8.5%에 못 미친 것은 물론 198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충칭시 경제가 안정적인 실업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올해 60만∼80만 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하지만, 이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충칭시는 심각한 실업난을 해소하기 위해 채용박람회를 잇달아 개최하고 실직한 사람들의 창업을 장려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충칭시의 한 고용지원센터 관계자는 "채용박람회를 개최하려고 했지만, 구직자를 채용하려는 기업이 한 곳도 없어 결국 채용박람회를 취소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SCMP는 "중국 지역 정부는 제조업 부문의 실직자를 서비스 부문이 흡수하길 원하지만, 택배, 음식 배달, 공유 차량 운전 등 서비스 부문 일자리는 임금이 낮고 고용 유지도 극히 불안정해 별로 좋은 일자리로 여겨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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