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작가상' 권기태 13년 만의 역작 '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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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중력'은 일상의 중력에서 벗어나려는 어느 샐러리맨의 감동 스토리입니다."
우주인 선발 과정을 담은 장편소설 '중력'을 출간한 권기태 작가는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신작을 한마디로 설명했다.
'중력'은 우주를 꿈꾸던 샐러리맨 연구원이 우주인에 도전하는 이야기로, 우리나라 최초 우주인이 되기 위해 나선 사람들의 도전과 경쟁, 우정을 그려냈다.
소설은 우주를 동경하던 평범한 샐러리맨 이진우가 한국 최초 우주인 선발 공고에 지원하면서 시작된다.
이진우는 쟁쟁한 경쟁자이자 우주라는 같은 꿈을 꾸는 동료들 사이에서 최종 후보까지 나아가지만, 평생의 꿈을 목전에 둔 현장에서 치열한 경쟁과 마주한다.
그러나 작가는 경쟁을 비정하고 이기적으로만 그리지 않는다. 이들의 경쟁은 아름답게, 그리고 감동적으로 펼쳐지며 일상의 중력을 벗어나게 돕는다.
권 작가는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며 준비하고, 때가 됐을 때 꿈을 실현하고자 도전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며 "우리 사회도 꿈을 좇는 생태계가 되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밝혔다.
물론 그도 꿈을 이루기 위한 경쟁이 절대 만만치 않다는 것을 잘 알고, 패배의 무력감에도 깊이 공감한다.
다만 소시민 이진우가 인생 단 하나의 꿈을 이루고자 한 걸음씩 나아가는 과정을 통해 작가는 우리 사회가 그 경쟁을 어떻게 보듬어야 할지 길을 제시한다.
"경쟁 과정도 공정해야 하지만 결과 역시 받아들일 만해야 합니다. 과정이 공정해도 결과에서 너무 큰 차이가 나면 결국 공정하지 않은 거죠. 소설에서 간발의 차이로 가가린센터까지 간 네 사람 중 오로지 한 명만 우주로 나갈 수 있습니다. 승자와 패자가 느끼는 너무나도 큰 격차, 우리 사회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인삼각으로 힘을 모아 쓰러진 사람들을 일으켜 세워주며 나아가는 생태계를 원합니다. 꿈을 어떻게 이룰 것인지를 알려면 치열하게 파고들어야 하고, 혼자서는 안 될 일이라 생각하면 손을 맞잡아야 합니다."
실제 우주인 선발 경쟁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권 작가는 이번 소설을 13년 동안 취재하며 35번 개고했다.
우주인 선발 과정은 2006년부터 지켜봤으나, 2013년 9월 고(故) 최인호 작가의 빈소를 다녀온 후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는 "선발을 취재하면서 여기에 샐러리맨들의 꿈과 애환이 스며있다고 생각했다"며 "새로운 소설을 쓰고 싶다는 꿈을 위해 무대 뒤의 숨겨진 삶을 본 것은 소중한 체험이었고, 디테일을 상상하는 토양이 되었다"고 돌아봤다.
꿈을 찾아 떠난 길 위에서 고난을 겪고, 벗들과 갈등하다 화해하기도 하면서 결국 선택의 갈림길에서 멈춰 서게 되지만 그 과정에서 영원히 고양되는 느낌을 마음속에서 얻게 되는, '중력'은 그런 이야기다.
권 작가는 '작가의 말'에 "'중력'은 그때(우주인 선발 과정 중) 내 눈에 들어온 한 탈락자의 퇴장에서 비롯됐다. 공군사관학교 교관인 그는 '이뤄질 수 없는 꿈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송진처럼 굵고 뜨거운 눈물을 손등으로 닦았고, 나는 그렇게 삶에 열정적인 사람들이 살아가는 소설의 세계를 만들 수만 있다면, 하고 바랐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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