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개정 없이 원장선출부터?…개혁요구에 귀막은 국기원 이사회

입력 2019-02-15 16:12  

정관개정 없이 원장선출부터?…개혁요구에 귀막은 국기원 이사회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세계태권도 본부라 자임해온 국기원의 파행이 길어지고 있으나 현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할 이사회는 여전히 딴생각을 하는 듯하다.
지난해 말까지 정관개정을 포함한 개혁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이사진이 총사퇴하기로 한 약속도 지키지 않더니, 지난달 말 제시한 '국기원 정상화를 위한 로드맵'마저도 보란 듯이 무시하는 분위기다.
15일 국기원에 따르면 전날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 식당에서 홍성천 이사장을 포함한 국기원 재적이사 7명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2019 제1차 임시 이사회가 열렸다.
안건은 지난해 결산 등을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했던 감사 선임과 일부 시·도에서 요청한 심사시행수수료 인상 승인에 관한 것이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새 회계감사와 행정감사를 만장일치로 선임했다. 서울 등 5개 시·도의 심사시행수수료 인상요청도 심의해 의결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다음이다. 애초 안건에도 없던 내용을 이후 기타사항으로 다루면서 국기원 이사들은 현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다시 한번 여실히 드러냈다.
국기원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이사들은 "차기 이사회 때 원장 선출에 관한 건을 안건으로 다뤄보자"고 요청했다.
아울러 역시 공석인 연수원장의 직무대행을 선임하기로 한 뒤 추후 법률자문을 해 법적 문제가 없으면 선임하기로 했다.
이미 연수원장 직무대행으로 특정 이사가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에서는 또한 상임이사 선임 여부도 법률자문을 해 결정하기로 했다.
국기원 이사회가 아직도 조직 정상화보다는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하는 대목이다.



국기원은 오현득 원장이 업무방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지는 등 조직 안팎에서 거센 개혁요구에 직면해 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말 만든 정관 개정안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인가를 요청했으나 개정 취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반려됐다.
지난달에는 사무 및 국고보조금 사용 등에 대해 문체부의 검사도 받았다.
그러고 난 뒤인 지난달 30일 국기원은 "당면한 위기를 직시하고, 조속한 사태수습과 정상화를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로드맵을 제시하게 됐다"며 단계별 이행안을 내놓았다.
로드맵에 따르면 국기원은 주요사항을 보완한 새 정관 개정안을 마련하고 2월 말이나 3월 초에 공청회를 개최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이후 발전위원회 검토 등의 과정을 거쳐 정관개정이 확정되면 3∼4월 중에 신규 이사를 선임하는 동시에 원장후보선출위원회(가칭)를 통해 원장 선출 절차에 착수, 국기원을 정상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이사회에서는 정관개정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원장, 연수원장 직무대행, 상임이사 선임 등에 관한 이야기부터 오갔다.
우선 정관개정을 하고 이에 따라 신규 이사, 원장을 선출하겠다는 로드맵을 스스로 무시한 셈이다.
한편, 이번 이사회에서는 문체부, 세계태권도연맹(WT), 대한태권도협회, 태권도진흥재단에서 각 단체장이 추천한 1인의 당연직 이사를 선임해 국기원 재적이사는 총 11명으로 늘어났다.
hosu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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