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내각 한계' 스페인 산체스총리 '최단명'…조기총선 선언(종합)

입력 2019-02-16 02:03  

'소수내각 한계' 스페인 산체스총리 '최단명'…조기총선 선언(종합)
산체스, 스페인 현대정치史에서 가장 단명한 총리로 남을 전망
집권에 협력했던 카탈루냐 민족주의 정파들 예산안 협조 거부가 '결정타'
여론조사서 사회당이 지지율 가장 높지만, 중도우파·극우 연합시 정권교체 예상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스페인 사회당 정부가 오는 4월 28일 조기 총선 실시를 선언했다.
우파 정부의 부패 스캔들을 발판삼아 카탈루냐 민족주의 정파들의 지원으로 집권한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스페인 현대 정치사에서 가장 단명한 총리로 남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산체스 총리는 15일(현지시간) 마드리드 총리관저에서 진행한 생방송 대국민 담화에서 "스페인은 관용과 상호존중, 상식과 함께 계속 나아가야 한다"면서 "의회를 해산하고 4월 28일 총선 실시를 제안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예산이 없는 상황을 계속 가져가는 것과 국민들의 뜻을 물어보는 것 사이에서 후자를 택했다"면서 7년간의 긴축재정을 끝내고 정부가 제출한 사회적 예산을 우파진영이 끝내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사회노동당 대표인 산체스 총리는 작년 6월 부패 스캔들에 휘말린 우파 국민당 정부의 마리아노 라호이 내각을 카탈루냐 분리주의 계열 정파들의 도움으로 중도실각시키고 집권했지만, 소수내각이라는 한계 속에서 고전해왔다.
중도좌파 사회당은 현 하원 의석수(전체 350석)가 국민당(134석)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는 84석에 불과하다.
최근 산체스 정부는 우파진영과 카탈루냐 분리주의 진영 양쪽에서 견제와 압박을 받아왔다.
특히 최근 정부의 2019 예산안이 의회에서 부결된 것이 이날 의회 해산과 조기총선 결정의 직접적 계기가 됐다.
산체스 총리의 집권 과정에 협력했던 카탈루냐 민족주의 정파들은 이번에는 정부의 2019 예산안 통과에 협조를 거부했다.
사회당 정부는 카탈루냐와 대화와 토론을 통해 분리독립 추진과 관련한 위기를 해소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카탈루냐 측은 지난해 카탈루냐 독립공화국 선포를 주도했다가 반역죄로 기소된 카탈루냐 자치정부 전 지도부의 재판이 최근 시작한 상황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스페인 정부를 강하게 압박해왔다.
산체스 총리는 대국민 담화에서 자신의 재임 기간 업적에 대해서는 최저임금 22% 인상과 카탈루냐와의 대화 노력을 들고 "헌법과 법률의 테두리 안에서 (카탈루냐 분리주의 진영과) 대화와 타협점을 찾으려 해왔다"고 강조했다.
4월 말 총선이 실시되면 우파진영의 우세가 점쳐진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산체스 총리의 사회노동당이 24∼25%대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는 있지만, 모든 정당 중에 단일 정당으로 과반의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당은 없다.


정치전문가들은 중도우파 국민당과 시민당, 극우 복스(Vox)당이 연합할 경우 범우파진영의 과반 승리를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국민당 대표가 총리가 될 가능성이 커진다.
스페인 정국은 조기총선 국면에서 각 정파가 복잡한 셈법을 하면서 또다시 격랑에 들어가게 됐다.
4월 말 총선이 치러지면 스페인에서는 4년 만에 세 차례 총선이 실시되는 것이다.
국민당과 시민당은 지난해 12월 안달루시아 지방선거에서처럼 원칙적으로 복스와 연합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국민당보다 더 중도에 가까운 시민당은 총선에서까지 극우 진영과 손잡는 방안에 훨씬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시민당은 사회당과 급진좌파 포데모스와의 3자 연합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원내 제1당으로 산체스 총리에게 조기 총선을 압박해온 국민당은 환영을 표했다.
파블로 카사도 당 대표는 국민당사에서 만면에 웃음을 띤 채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8개월간 스페인은 번영과 안정에 대한 진정한 공격에 시달려왔다"면서 "우리가 산체스 정부를 전복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총선은 스페인이 국가를 파괴하려는 정파들의 인질로 계속 남을 것인지, 아니면 국민당의 지도로 분리독립 추진 움직임을 중단시키는 정치적 타협점을 도출할지에 대한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yongl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