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프로풋볼 '무릎꿇기 원조' 캐퍼닉, NFL과 소송서 합의

입력 2019-02-16 06:18  

美 프로풋볼 '무릎꿇기 원조' 캐퍼닉, NFL과 소송서 합의
선수로 복귀할 길 열릴 듯…"합의내용 비공개"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가세했던 미국프로풋볼(NFL)의 '국민의례 무릎꿇기(kneeling)' 논란의 주인공인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49ers) 전 쿼터백 콜린 캐퍼닉(31)이 그동안 NFL 측과 벌여온 소송에서 합의했다고 미 언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 등에 따르면 캐퍼닉과 팀 동료 에릭 리드는 NFL을 상대로 제기한 '담합금지' 소송에서 리그 측과 재정적 합의에 도달했다. 양측은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프로풋볼계에서는 캐퍼닉이 NFL과 합의함에 따라 지난 두 시즌의 공백을 딛고 선수로 복귀할 길이 열린 것으로 보고 있다.
NFL 선수 노조는 "오늘 캐퍼닉과 NFL 사이에 내려진 합의를 지지한다"라고 밝혔다.
캐퍼닉을 대리해온 로펌 '게라고스 & 게라고스'는 "지난 몇 개월간 NFL 측과 대화를 이어온 결과 양측이 불만을 가져온 문제를 해소하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캐퍼닉은 2016년 경찰의 총격으로 인한 흑인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국가연주 때 기립하지 않고 무릎을 꿇는 자세를 취했다. 이후 많은 NFL 선수들이 이에 동조하면서 파문이 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NFL 구단주들은 무릎꿇기를 강행하는 선수들을 해고해야 한다"라고 촉구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이어 지난 두 시즌 동안 NFL에서는 '애국주의 대 인종차별 항의'라는 구도로 무릎꿇기를 둘러싼 파장이 계속됐다.
올해 슈퍼볼을 앞두고는 하프타임쇼 공연 가수로 선정된 그룹 마룬5가 NFL의 무릎꿇기 탄압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공연을 거부해야 한다며 수만 명의 팬들이 청원을 내기도 했다.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샌프란시스코의 2라운드 지명을 받은 캐퍼닉은 주전 쿼터백으로 활약하며 팀을 슈퍼볼 무대로 이끌어 주목받았으나, 무릎꿇기 논란 이후 재계약에 실패해 '무적(無籍) 선수'로 2년을 허송했다.
캐퍼닉은 NFL 구단들끼리 담합해 무릎꿇기를 주도한 선수와의 계약을 기피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oakchu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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